애들이 방학을 하고 집에서만 수업을 하니 사흘간 가까운 곳으로 가는데
빌린 집이 개는 안된다 해 데리고 오면서 세배를 한다며 한복을 가지고 왔는데
수정이 한복이 작아져 내 한복을 이것저것 입혀보니
"어머 다 이뻐이뻐!"
부랴부랴 대강 주름을 다려 입혀 사진을 찍고 세배를 받고 김밥은 싸 가지고 갔다.
수정이것은 어느 조카 결혼식에 입었던것이고 알렉샤 것은 엄마 팔순에 입었던것이니
저고리가 좀 크긴 해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듯...
"수정아 할머니가 이렇게 날씬 했었단 말야" 해 감서리.
다음에는 작아져 못 입을듯 하다.
외할머니께 보내 드리게 독사진 찍자. 엄마가 한국 사람이다.
이 아이와 수정이가 친하여 부모끼리도 친해져 오늘도 같이 가는거다.
태진이것은 아직 입을만 한데 이 아이도 다음엔 못 입을듯 하다.
저 개구진 폼. ㅎㅎㅎ
수정이 또래 딸을 둔 친구가 보더니
"어머 수정인 아직 사춘기 아니네요. 할머니 한복을 입고 사진까지 찍으니"
하는것을 보니 수정이가 아직 순진하지 싶긴하다.
보라색 머리가 튀지않게 이쁘다.
미처 채우지도 못 한 김밥. 시금치를 빼고 먹기에 이젠 이렇게 두가지로 만든다.
그래도 행복하다.
이 할미가 자청하여 만들어줄수 있는 내 건강에 감사하고.
인디안이 게를 가져와 4마리를 쪄 단도리를 잘 하여 얼렸다.
4월에 지금 눈난리가 난 휴스턴에서 시누이가 올것이라 시즌이 끝나
6월에나 잡기 시작한다기에 어항에 넣어 파는 것보다 나을것
같아 랩에 싸고 키친타올로 싸고 랩에 또 싸고 은박지로 마무리하고
이리 얼려 놓으니 맛나게 먹을 모습이 그려지니 기분이 좋다.
하루하루가 이렁저렁 지내니 참 빠르게 지나간다.
올 구정은 눈이 와 뒤늦게 떡국도 못 먹고 세배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