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댁에 차례를 지내러 간다며 자리에 들었는데 7시가 다 됏네 하는 영감의 얘기로
발딱 일어나니 15분전 7시다.
부랴부랴 서둘러 나서니 마음이 급하지만 다행히 저녁에 전부친것과 고사리 볶은것을
얌전히 싸 놓았었던것이 얼마나 대견한지 내가 생각해도 ㅎㅎㅎ
벌써 둘째큰댁은 손자까지 데리고 와 계셔 정말 죄송했지만 어쩌랴.
그래도 늘 수고했네 고맙네 하시는 동서덕에 미안함도 머쑥해지고.
차례를 지내고 큰동서형님은 나와 성당에 가시기를 원하시는데 울영감 어제도
갔다 왓는데 또 가느냐며 안 풀어주니 할수없이 돌아와 아이들에게
떡국을 먹으러 오라하고 부지런히 국을 앉히고 김치를 썰어 만두속을 만들어
놓고 큰댁에서 주신 나물등을 담아 대충 준비가 돼가는데 아들네가 커다란
배 한상자를 들고 들어오며 며늘애는 아유 배고파 한다.
얼른 만두를 만들어라 하여 몇개를 국물에 삶아내어주니 아주 맛이 있다며
부부가 잘 먹는다.
엊저녁 친구들이 몰려와 2시 반까지 놀다 가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바나나등으로
대충 때우고 왓다니 얼마나 맛이 있겠는가.
만두가 맛이 있는게 아니라 너희들이 배가 고파 그런거지뭐 하면서도 기분은
아주 좋다. 아직 에미의 손맛을 맛있어라 해주니 고맙고 부모집이라고 믿고 들어와
배고프다라고 솔직히 말을 해주며 먹어주는 며늘애도 고마운기라.
딸애는 한시간이나 늦게 나타난다. 떡국을 꿇여 먹고는 두아이가 설것이를 하여 그릇을 넣으며
딸애가 "마 이것은 이제 버리지 "며 컵등을 내 놓는다.
"그래 이젠 너희들이 버려라. 내 손으로 버리는것은 잘 안되니 너희들이 버려다오."
한국도자기를 좋아하는 딸애에게 찻잔등을 가져가라하니 좋아라 한다.
에미야 너도 마음에 드는것 있으면 가져가라 하니 챙긴다.
소싯적에 그릇을 좋아해 백화점에만 가면 비싸서 사지는 못하고 꼭 들려오곤 하던
그릇들을 그때 사지를 않기를 잘했노라 하니 왜 냐 한다.
아마 샀어도 아까워 못쓰고 그냥 있으면 이젠 구식이니 안 사길 잘한것 아닌가 해본다.
그렇게 점심겸 저녁을 먹고 배를 깍으니 맛이 있다.손도 크지 식구도 없는데 어찌 그리
큰상자를 샀는지... 크고 좋아 샀다나. 딸아이에게도 가져가라하니 아들애가
내가 사온건데 왜 동생을 주냐고 한다.
에미니까 그렇다 네 색씨도 그럴거란다. 그러면서 또 한바탕 웃어제끼고 간다고
우루루 몰려나가다 말고 울 아들 아니다 세배해야한다.
다은아! 태환아 ! 새배 하고 새배돈 받아야지! 하며 다시 들어온다.
그려그려 혀 .앉으니 며늘애 우리가 먼저 해야지 하며 절을 한다.
아유 그러면 세배돈 줘야 하잖어 어쪄 준비도 안했는데 영감이 더 난리다.
우선 받고 보자. ㅎㅎㅎ
딸이 사위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르켜주며 절을 하여 한바탕 웃고.
다은이가 어설프게 절을 하고 태환이에게 하라니 안한단다.
영감은 잽싸게 밖으로 나간다. 어디다 꿍쳐 두는지 쌈지돈 가질러 가는거다.
우린 알지 왜 나가는지? ㅋㅋㅋ
들어와 두아이에게 부부가 $ 50씩 논아가지라며 $100 짜리 한장씩을 나누어준다.
다은이와 태환인 아직 돈을 모르니 돼지저금통에 넣어 놓고 다시 몰려 나간다.
그래도 만나면 이리 웃고 즐기고 헤여지니 얼마나 감사한가!
늘 이런 아이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배웅을 하고 들어와 사온 DVD 영화 두편을 보고 내일 출근을 위해 잠자리도 향하며
작은 가족이지만 모여 한바탕씩 웃으며 맞은 새해엔 모두 건강하고 탈없이 지냈으면
하는 바램을 해 본 새해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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