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난 오늘 아침으로 라면을 먹어야지 했다.
부지런한 남편은 새벽부터 일어나 차에 기름도 넣고
부지런함을 들을수 있더니 일어나보니 이미 혼자 라면을
꿇여드셨다는 증거로 싱크안에 작은 냄비가 앙징스럽게
들어 앉아 용용! 한다. 에이 씨!
점심은 일식부페로 가려 한단나!
얼른 고모 모시고 가요,하고 전화를 드리니 가지! 하신다.
남매와 가라 해놓고 신라면 한개를 꿇여 백김치와 먹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뜨겁고 매운 신라면에 백김치가 아주 멋진 환상의 궁합으로
행복하게 해 준다.
일년에 손 꼽히게 먹는 라면이 입맛 당길때는 몇배의 맛을 느끼게 한다.
요즘 날이 너무 좋다.
오늘은 하얀 시트를 빨아 널었다.
파란 잔디위 빨래줄에서 펄럭펄럭 흰 시트들이 너무 예쁘고 멋지다.
예전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큰언니에서 있을때 다니던 빨래터가 그리워진다.
유독 흰빨래를 하기를 좋아하던 나였었지.
흐르는 개울가에서 이불호청을 빨아 가지고 와 집에서 삶아 다시 머리에
이고 가 뜨거운 하얀 이불 호청을 방망이로 두드리고 흐르는 개울물에
넓게 헤쳐 놓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았었던지 그땐 내가 식모살이였다는것도
자각하지 못했었지.
그래도 그때가 있었기에 그런 아름다운 풍경의 그리움이 남았겠지.
그때 언니가 가르치던 과외 학생이 이곳에서 월남국수 식당을 한다고
며칠전 전화를 하니 언니가 그런다.
아마 너도 기억할거라고.
윤 정자 라고 한다나.
흐흐흐
그 시절 과외를 하던 가정이면 꽤나 살만 했을텐데 겨우 월남국수 식당!
혼자 조소를 해본다. 에구 이 속물아!
요즘 난 참 행복하다.
이렇게 여유있게 여름날을 즐길수 있다니!
지난주엔 이불이란 이불을 삼일씩 내다 널고 이번주엔 옷장안에 옷들을
다 내다 널고 있었다.
이제 들여 놓으며 옷장을 청소기로 벽까지 밀어가며 청소를 한다.
선머슴같던 내 지난 살림살이에 난 여자가 아니지 했었는데 역시 난 여자인가 보다.ㅎㅎㅎ
어느분이 오셔서 내다 널은 옷들을 보시곤 주택은 통풍이 잘 돼는데 널기까지 해요?
하신다.
그렇지! 그 옛날 아이들 나가 놀기 좋으라고 아랫층을 얻어살던 아파트.
이사하며 보니 장농뒤에 곰팡이가 많이 펴있던 기억이 난다.
창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솔솔.
이렇게 내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요즘이다.
다시 옷장 청소하러 가야지.
그래도 쉬염쉬염 할수있는 여유에 행복하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