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을 사겠느냐는 이야기에 여기저기
전화를 하여 7사람에게 주문을 받았는데
정작 생선은 겨우 3봉지를 그것도 오후 늦개야
가지고 왔다.
많다고 하니 큰댁들도 생선을 좋아하시니 갖다드려야지.
아즈버님, 우럭이 맛있어요? 대구가 맛있어요?
아이구 우럭이 맛있지요. 왜요?
아~ 누가 우럭과 대구를 잡아 판다기에 사다 드리려고요.
아유 뭘요. 고맙습니다.
하셨으니 기다리실테니 다른 사람은 수요일에 또 잡아
가지고 온다니 큰댁에 가자.
두봉을 싣고 달리며
형님 지금 내려가요.
왜?
싱싱한 대구 사 가지고 가는 중이예요.
둘째 큰댁엔 여쭙지도 이야기도 안하고 막 내려가는중.
날이 어두워지니 큰댁 들어가는 길에서 잘못 드는
바람에 길을 잃었다.
찬찬히 돌아나와 다시 찾으면 되겠더만 무조건 앞으로만
달리며 씩씩거린다.
18도 찾아가며.
왜 남자들은 욕부터 할까?
아닌가? 울 영감만 그런가?
한참을 돌다돌다 아즈버님께 전화를 드렸다.
길을 잃었어요.
어디예요?
볼사이도 없이 휙휙 달린다.
아무래도 너무 내려온것 같애....
겨우겨우 아즈버님이 알려주시는데로 가까히 가도 감이 안 잡힌다.
결국은 아즈버님이 차를 가지고 나오셨는데 겨우 모퉁이 하나를
두고 돌고돌다니!
방향감각도 있고 기억력도 좋은 사람이기에 난 졸며 따라다녔는데
요즘 이 사람이 순발력도 떨어지고 방향감각도
떨어지는구나 가끔 느끼긴 했지만 오늘 보니
심각한것 같다.
아무리 마음은 다 할것 같지만 결국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며 왜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걸까?
집에 돌아와 앞에서 문을 여는 뒷모습도 구부정하니
이젠 별수없는 70대 노인이구나 싶으니
요즘 미웠던 감정이 측은지심으로 바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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