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결국

jj조약돌 2011. 7. 29. 01:12

어제부터 출근을 안하니 너무 신이 난다. 하하하!

허지만 그리 즐거운 휴가는 아니지.

 

내가 제일 듣기싫어하는 이야기,

고생만 하다 살만하니까 아프다는 .

물론 맞는 말이긴 하다.

허나 어느 누구나 살아가기위해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나름

다 힘들고 고생하는것이 아닐까?

게중엔 놀면서 살아가는 행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들이라고

건강이 좋다는 보장도 없잖은가?

그런데 흔히들 그렇게 이야기한다.

어제 언니도 그런다. 허지만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63여년을 살아오느라 내몸도 이젠 지칠만큼 지쳤고 여기저기 삐걱거릴 나이가 아닌가.

거울을 보면 언제나 엄마가 생각난다.

지금의 내나이쯤 한국을 떠날때 엄마의 얼굴은 정말 주름이 많았었는데 나는 주름이 없다.

그래서 엄마께 미안한 마음이 들고 한편으론 내가 아주 예쁘다. 하하하!

31년이란 직장생활동안 간간히 허리가 아프기도 했고 여기저기 쑤시기도 했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약도 먹고 가끔은 쉬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내 몸이 약해질줄은 느끼지 않았던

내 무감각이 이지경까지 온것이다.

 

내주 목요일에 결국 수술을 받기로 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것인지 수술날을 받아놓고 나니 허리가 더 아파온다.

새로 들어온 수퍼바이저가 마음이 약한지 인정이 많은지

나를 보면 눈시울이 벌개지며 일을 나오지 말라고 한다.

그래 나도 힘들어. 나 병가 많거든. 쓸수있으면 쓸래.

사무실에 가 알아보니 의사의 싸인을 펙스로 보내오면 되니 가 쉬란다.

앗싸!

 

그래서 어제부터 느긋한 아침잠, 여유로움으로 행복하다.

더구나 아프다는 이유로 남편도 이해해 주니 꾀도 부리고. 호호호.

어제는 예쁘게 차려입고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예쁜 옷들을 입을 기회가 없었는데 그렇게 입고 나서니 그 또한 행복하다란 말이지.

수술을 하고 한 5주정도는 운전을 하지 말라니 나돌아다닐수도 없으니

수술전에 허리대를 대고도 돌아다녀야지.

그런데 막상 갈데는 없다. 만들어야겠지.

사실 오전만 시간이 있다.오후에는 그동안 늘 혼자 저녁식사를 하던

남편에게 그동안 하지 못하던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예쁜 마누라역을 해보리라 작정을 제 일 호로 정해놓았으니

비록 나만의 생각이지만 지켜주리라하니 친구 만나는일도 만만치는 않다.

아침이면 걸으리라하는 계획도 이 아침 거르고 말았네.

아니다 이제 나가 걸어야지.

뿌연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보아야지.

 

아이들도 당분간을 함께 하는 시간이 어려울테니 아쉽기도 하지만

어쩌랴.

그래도 그렇게 함께 한 시간들을 그녀석들도 그리워 하리라 하며

지난 시간들을 보내줄수 있었던것에 감사한다.

저녁엔 병원서류를 작성하러 수정이네 갈것이다.

눈에 밟히는 두 녀석이 벌써 입을 헤벌적하게 해준다. 하하하!

 

여름방학휴가를 떠난 아들네 가족에게 방해를 주지 않기위해 한주일을

미루었더니 이렇게 여유롭게 기다리며 생각 할 시간이 주어지는것도

배려함에 대한 은총이지 싶다.

사실 수술전날까지 출근하리라 했었는데.....

 

 

그동안 나름 건강하다며 아니 정말 건강했지.

내가 병원 입원실에 눕는 기회가 생겼다는것도 나름 신기하기도 하니. ㅎㅎㅎ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즐기면서 그 날을 기다린다.

한동안 성당에도 잘 안나가 성체도 못 모시는데 고해성사를 하고 성체를 모시고

수술실에 들어가야지 .

어제는 냉장고를 정리하고 청소했다.

하나씩 치우고 정리하는 시간을 주신것이라며 즐겁게 이 시간들을 보내야지.

 

어떤 예쁜옷을 입고 행차할까?

아~ 이 행복한 고민.

내게도 주어지다니! 너무 행복하다.

지난번 동생과 함께 샀던 운동복을 걸치고 한바퀴 돌고 오자.

 

결국은 이렇게 수술을 해야할것을 나름 돌아돌아 왔지만 그동안

사랑도 정성도 잔뜩 받아 고마운 분들도 많다.

오래곤에 의사와 한의원 아버님이신 아저씨의 정성과 사랑도

수녀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정성의 치료로 고통이 덜하여 행복하던

시간들도 정말 은총이지 한다.

이제 일주일 남은 이 소중한 시간들을 알차게 보내리라 다짐하며

나름 생각의 시간들을 보내고자 한다.

결국은 원점으로 수술을 받는 결정이지만 옆에서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은총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어떠한 결과이던.

그래도 기도와 희망을 놓지는 않으리라.

 

'애니의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술 잘 하고 회복하고 있답니다.  (0) 2011.08.19
예쁜 며늘아이  (0) 2011.08.01
만남들  (0) 2011.07.12
일심단결 손님맞이  (0) 2011.06.16
조기유학  (0) 2011.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