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남편이 출근을 한 토요일이다.
이른시간 8시에 치과에 들려 아들을 돕느라 나온 엄마인 형님과 수다를 한시간정도 떨고
가끔 들려 내 수다를 떨면 오냐오냐 받아 주시는 아주머니댁에 들려 몇달의 수다를 한시간만
떨어야지 했는데 으메 2시간 반이나!아마 남편의 퇴근시간이 아니였으면 더 떨었을텐데
일어난 시간이 12시 좀 넘어서이다.
그때까진 까맣게 잊고 있던 냉장고 배달이 11시~ 3시 사이라 했다는 사실이 운전을 하고
한 5분여만에야 생각이 나네.
으메 이것 큰일났네.
그렇게 오면서 기도했지.(아쉬우면 나오는 기도) 제발 오늘은 늦게 오게 해 주십사 하고.
커브길을 도는데 나무사이로 무언가 보인다.
야호! 안 늦었구나! ㅎㅎㅎ
부랴부랴 차고문을 열고 냉장고안에 물건들을 들어내놓고 .
불과 십여분만에 들고 헌것과 새것을 바꾸어 주는 노련한 그들.
온지 얼마나 됐나 물으니 한 십분정도? 십분정도 더 기다리다 가려 했다나?
아유 고마워. 만약 이번에 그냥 갔다면 나 울 영감에게 엄청 구사리 들었을텐데....
지갑을 여니 $20 짜리와 $5짜리 하나와 $1이 있는데 어느것을 줄까 잠시 망설이다.
5와 1을 내어 팁으로 주면서 나혼자 웃어본다.
잠시의 망설임에서. ㅎㅎㅎ
그래도 고맙다며 바이하는 친구들이 너무 고마워 횡재를 한 기분이다.
아직 다 정리도 안 됏는데 남편이 돌아온다. 지은죄가 있어 짜장면 먹으러 가자고 헐레벌을 떨며
밥안한 죄를 면죄 받으려 해보니 여유돈을 벌고 와서인지 관대하다. 그러지 뭐. ㅎㅎㅎ
짜장면과 짬뽕을 먹고 인디안촌으로 요즘 게와 조개로 인연이 된 인디안들을 찾으러 가자 해 본다.
한 이주일전.
H! jj 하며 정답게 걸려온 전화는 인디안인 Lindy .
배가 고장이 나 고기도 못 잡고 애기 기저귀도 없고 차에 기름도 없어 그러니 돈 좀 꾸어 달랜다.
처음엔 황당했지만 오죽 답답하면 두번 만난 우리에게 그럴까 싶어 언제 필요한데 하니 내일 오전이라나.
우린 일을 가야 하는데,,,,, 해 놓고 잠시만 기다려.
이미 잠자리에 들어간 남편에게 이야기 하니 꿔주지 뭐. 그런데 내일 오전인데 어떻게?
그럼 지금 준다고 해. 그러면서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나혼자 갖다올께.
아냐 같이 가야지.
가면서 우린 둘이 낄낄거린다. 우리가 만만해 보였나봐.
오죽하면 우리에게 그런이야기를 했을까 .우리가 더 나은 형편이니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실망말자.
우리 누구에게 얘기 말자. 아마 웃을거야. 꾸어주면서 우리가 달려가고. ㅎㅎㅎ
그렇게 달려가니 아직 오지도 않았네.다시 전화 하여 만나니 올망졸망 한차에 남자아이들이 그득이다.
자그만치 일곱남자아이들.
애기는? 차시트도 없이 엄마가 안고 있다.
어머나 ! 얼마나 귀여운지....
바다에서 사느라 까매진 엄마아빠를 보며 아기도 그럴꺼라는 상상을 완전히 삐켜낸 희고 쌍커풀이 아주
크게 진 눈이 큰 아기였다.
형들은 바닷가에서 지내서인지 까만 얼굴에 눈들이 빤짝이고 .혹시나 매운것을 먹으려나 물으니 먹는단다.
가져간 신라면 한박스도 주고 아이들 나이를 물으니 첫애가 9살 막내가 3달 .
거의 매년 낳은셈인데 어찌 그리 다 남자아이들인지..... ㅎㅎㅎ
또 낳을거니? 엄마는 고개를 절래절래 아빠는 응 한다.
9식구가 5인승 차에 다 타고 다니는것이다. 아이들 차시트가 없으면 벌금을 무는데 철저히 무시한채
아니 위험을 안은채.
남편이 세어보니 여섯이기에 하나가 없다고 하니 아빠가 손가락으로 뒤를 가르키기에 가보니 두살도 안된
아기가 벨트로 묶여져 누워 있더라나. 우리 나은이,수정이 나이인데 그 녀석은 천방지축일테니 그리 해 놓은것 같다며 오는내내 가슴앓이를 한다.
그녀석들을 먹이고 입히느라 얼마나 어려울까싶어 회사에 아들이 있는 동료들에게 옷이나 신발 장난감을
달라 하니 5봉지나 되는 옷을 다음날 가져다 준게 있고 남편은 기저귀도 한박스 사다 놓았는데 돈 보다도
이것들을 전해 주고 싶어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는거다.
그래서 가보자 한것이지.
인디안촌에는 고깃배들만 즐비하게 있고 사람들이 보이지가 않네.마침 얼음을 따르는 여인에게 사람을
찾으려 한다니 오늘은 만날수가 없다며 축제가 있어 모두 거기 갔을거라 한다.
조위에 주차하고 있으면 매시간 작은스쿨버스가 와 태우고 간다하며 모두 공짜라 한다.
가면 게와 생선 조개들도 공짜라네.
ㅎㅎㅎ 공짜 나 엄청 좋아하잖어. 여러분 제머리 벗어진것 봤지유?
그래서 가보니 이리 멋있는 비취가 펼쳐지네. 개인소유라 하는 마을인데 집들도 다 좋고.
행사장까지 골프차같은것으로 실어다 준다는데 이미 행사는 끝났다한다.
행사보다 그들을 만날수 있으려나는 기대로 가보자 하며 나는 앞에 영감을 뒤에.
멀리 행사장이 보이니 궁금증이 더 해지네.
늦었지만 이리 모닥북에 구어지는 굴들을 먹을수 있는 횡재가 기다리고.
돌더미에서 구어지는 조개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고.
항상 주머니칼을 지니고 다니는 영감은 열심히 굴을 까먹고.
몸매는 별로지만 수영복을 입은 여인들에게 인심도 쓰고.
까주면 먹고는 껍데기를 버리는 여인들에게 아버지인듯한 어른에게 혼도 나는 여인들.
껍질은 쓰레지통에 넣으라고. 집어서 넣으며 하는말 난 여기다 버리는줄 알았지 뭐. ㅎㅎㅎ
많은 사람들이 바닷물에 들어가 잇는것이 부럽고. 여기 바닷물은 아주 차다. 눈산에서 녹은물이
만나서인지 언젠가 미역딴다고 들어갔다 얼마나 시리던지 난 물에 들어가는것을 두려워 하거든.
아이들과 배가 그림 같다. 아주 평화로운.
무슨 행사냐? 일년에 한번 인디안들의 풍습을 재현하며 해산물을 나눈다는데...
우린 늦어 이제 그물을 걷는것이다. 영감에게 가서 당겨봐요. 내 사진 찍어줄테니.말도 잘 듣지.
확실한 내 블로그의 전속 모델이지. ㅎㅎㅎ
저렇게 그물망을 쳐놓고 작살로 잡는것을 보여 준듯 하다.
이여인이 양쪽에서 당기는 그물을 익숙하게 착착 접어 놓는다.
얼마나 많은 고기가 걸렸을까 하는 기대에 아들아이가 온다는 전화를 받고도 기다리건만.
겨우 몇마리의 생선만이 .그나마도 다 다시 놓아준다. 가재미도 몇마리있던데 아이구 아까바리.....
언제 열리느냐 이사람 저사람 물어봐도 다들 몰라쇠다. 겨우 알아낸것은 일년에 한번이며 썰물과 날짜가 맞아야 한다나. 멍청한 운전자가 겨우 앞자리만 채우고 떠나는 바람에 영감과 이산가족이 되여 나만 먼저오고.
난 잽싸게 앞자리에 앉았거든 이럴땐 나 엄청 잽싸네. ㅎㅎㅎ
다음차로 오는 남편을 기다리며 망중한을 즐기니 이리 고목도 눈에 뜨이네.
저멀리 영감이 탔을 차가 보이니 가슴이 마구 떨리네. ㅋㅋㅋ jj 진심이야?
드디어 드디어 영감이 보이네. ㅎㅎㅎ 그런데 떨리던 가슴이 이젠 왜 철렁하지? ㅋㅋㅋ
그래도 이렇게 증거까지 챙겨주는 영감이구먼.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 남편은 이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고.
느닷없는 기회에 정말 횡재를 했다. 어떻게 이런 즐거움을 맛볼수 있으랴. 그들을 만날수는 없었지만 마음은 아주 큰 행복으로 룰룰라라 돌아온 횡재한 토요일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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