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미국에서 살게 된것이 참 감사하다.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가난과 배우지도 못한 내 삶을
이 미국은 나를 늘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 준 그야말로
미국! 이다.
이렇게 살아갈수 있는 밑바탕을 해 준것은 자신을 희생한
나의 작은 시누이가 있었기에.
그녀가 69년에 떠나올때 우린 데이트중이여 김포공항에서
배웅을 했을때가 23살 이였다 한다.
키도 크고 날씬하고 이목구비가 서양인 같던 눈이 아주 크던 그녀가.
이제는 외롭다며 형제들 곁으로 오고 싶다고 하여 왔다.
가난이 무서워 가출을 하여 국제결혼으로 가족을 다 초청.
정착하게 해 주고는 남편의 직장으로 홀로 살아가기에
씩씩하게 살아갈줄 알았더니 나이가 드니 외롭더란다.
이곳엔 오빠 셋과 언니가 살고 있으니.....
처음 본 고사리가 너무 신기하다며
동네어귀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서
요기조기 가르키면 신이 나서 따는 그녀,
눈에 보이는데로 따다보면 어느덧 이만큼.
티끌 모아 태산에.
아는 지인이 데리고 가 준 멋진 집.
바다로 흘러가는 계곡에 연못을 만들었다는 집에서.
2천여평이라는 넓은 대지에 잘 꾸민 정원,
텃밭에서 나온 채소들로 점심까지 대접을 받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올케덕이라고. ㅎㅎㅎ
생전 처음 따 보는 고사리가 이렇게 많으니 신기해 하는.
손가락 굵기에 놀라고
자기 키보다 크다고 놀라기도
두어시간 따고 나와 아점으로 김밥이 을메나 맛나던지....
누가 쌌느냐? 누군 누구인감 이 몸이지!
밤 늦게 쌌다니 놀라는 그녀,
길잡이 친구도 함께 즐기며 신이 난 시누이.
두번 들어가 따고 돌아오는데 경찰이 길을 떡 막고 있어
가슴이 철렁 너무 많이 딴 고사리 걸리는건가?
가끔 루머가 있는데 고사리 따다 벌금을 많이 문다는....
다가온 경찰 이야기 .
사고가 나 길을 막았으며 언제 뚫릴지도 모른다 하네.
막연히 기다릴수 없어 그럼 고사리 더 땁시다.
돌아가는데 동네분이 고사리 따러 온것이냐고 물으며
자기가 해 먹어 봤더니 써 못 먹었다며 어떻게 해 먹느냐
묻기에 내 영어야 콩글리쉬 지만 시누이가 있으니
내려 요래조래 해 먹으라 하며 김밥을 먹어보라 하니 괜잖다고 한다.
그러면서 딸이 소방관인데 살인사건이 나 길을 막았으며
언제 열릴지 모른다기에 되돌아 가 한번 더 뜯고 나와도
길이 안 열려 걱정하는데 돌아가는 산길이 있다기에 가다
차에 기름이 그 먼 산길에서 떨어지면 안된다며 다시 돌아오니
길이 열려 나오는데 경찰차와 특수부대 차도 두대나 있고 경찰차는 10여대나
있어 티비에서나 보던 장면을 보고 이제라도 뚫린 길에 감사 해 하며
돌아와 쏟아보니 시상에!
엄청 많다. 남편과 나 시누이 셋이 세번이나 땄으니.
하하하 아주아주 흡족한 몇년만의 고사리 따기.
사실 몇년은 사 먹었다. 고사리가 매일 먹는것이 아니기에
좀 사면 먹을수 있는데 난 한국 갈때 가지고 가려고 매년
사놓는데 올핸 안 사도 된다아~~~
생전 처음 따 본 고사리 .
얼마나 행복해 하고 신기해 하는지...
가는 길에 보이는 설경과 경치에 또 신기해 하고
따 오는것도 힘들지만 말리는 과정이 더 힘드는게
고사리 따기 이기에 이젠 안 하리라 했는데 시누이가 가고
싶어 해 추억 만들기로 갔었다.
예전엔 일 다니며 주말에 다니곤 했었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산에서 넘어질까 무서워 안 다니는데....
내년에도 또 가잔다.ㅎㅎㅎ
우리야 경험이 있으니 영감이 이리 말릴수 있게 만들어
머리를 써 가며 널어 해를 쫓아
널어야 하는 일이 더 힘들다
완전 할매 복장에도 연신 웃음꽃을 피운다.
이렇게 해를 쫓아 다니며 말려 이틀에 다 말렸다.
우리는 비가 오거나 흐리면 난로를 펴 아랫층에서 말리기도 한다.
고사리를 할때는 일기예보를 잘 봐야 한다.
딸아이가 고모 저녁식사 초대에도 웃음이
고모덕에 자리를 잡은 조카딸이 자랑스럽다 하시며
행복해 하신다.
늘 혼자였던 그녀가 이렇게 많은 김치 담기에도 행복해 하는
난생 처음 이렇게 많은 김치 해 보았노라고,
오빠를 닮아 김치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런 시누이가 행복 해 하고 보람을 느끼게 해 준다며 환하게 웃어주니
나는 더 고맙고 다음달 이사를 오면 지금의 이 마음이
변치 않기를 내 자신에게 다짐을 해 본다.
모두 다 잘살아 주어 고맙다며 이제 가족 곁으로 먼 길을
돌아 오는 시누이.
이 환한 웃음이 지속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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