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주어진 자유

jj조약돌 2015. 10. 26. 13:44

 

 

할배가 한국으로떠난지도 어느덧 한달이 다 되여간다.

온전한 자유 시간이건만 해본것도 없이

이제 열흘이면 돌아온다.

할배가 떠난 다음날 아들내외가 그리스로 여행을 간다고

아이들을 봐 달라 하여 10박 11일을 처음으로

손주들과 아들집에서 자 보는 기회로 나름 괜잖은 시간이였다.

할배가 있었더라면 양쪽으로 다니느라 좀은 힘들었을텐데

다행이였지 싶다.

이제 다은이가 13살 혼자 집에 있는 나이가 되여 방과후에 할미가

없어도 태환이와 함께 와 있으니 내가 서둘러 돌아오지 않아도 되니

이제 저 아이들도 내손이 필요치 않아진다.

어느새 자라서!

 

대견하게 자기일들을 척척 해내가는 세아이들.

그렇게 잘 자라게 뒷바라지를 한 며늘아이가 고맙고 대견하다.

학교 다녀오면 세아이가 나란히 앉아 숙제를 하고

피아노 연습을 할 녀석은 띵똥대고 클라넷을 부는 녀석은 

불어대고 내일 학교 갈 가방들은 다 준비 해놓고.

할미가 밥을 해 놓으면 세녀석들의 담당 정해져 수저를 놓고

물을 뜨고 해가며 상차림을 한다.

무엇보다 한국말들을 어찌나 잘 하는지 할미와 대화도

곧잘 해 준다.

할미가 해 줄거라곤 밥과 빨래만 해 주면 된다.

태환이가 풋볼게임을 하니까 매일 빨래을 해야한다.

에미가 일을 안 한다고 해도 아이 셋 뒷바라지가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이해가 생기는 기회이기도 한 시간이여 보람이 있다.

 

막내까지 스클버스를 태워주고 난 또 내 달린다.

문화회관으로 내 시간을 즐기고

집으로 가 붕어 밥도 주고 우편물도 챙기고.

무엇보다 며느리가 없는 집에 두리번 거리는것이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냉장고도 눈에 보이는것과 내가 해 간 설렁탕과 미역국,

돼지고기무침으로 며칠을 지내다 어쩌다 본 고기.

으메 날짜가 지났네.

이걸 어쩌지?

에미애비도 없는데 날짜 지난 고기 먹여 병나면 어쩌지?

그래도 아까운데....

우선 한조각을 소금에 구워 내가 먹어봤다.ㅋㅋㅋㅋ

다은아 한번 먹어봐봐.

괜잖은것 같은데 약간 신것 같애요.

그려 그럼 안돼지. 그래도 아까워 내 먹으리 하며

간장양념에 재워 놨다.

그런데 나도 다은이도 괜잖다.

젊은 친구에게 물어봤다.이틀이 지났는데 괜잖냐고?

괜잖을거예요.

그 날짜는 팔아야하는 날짜니까요.

그려 그럼 먹자. 스테이크처럼 구워주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맛나다고 먹어주는 녀석들.

히히히 모두가 괜잖았다.

 

다은이가 양궁을 하는데 어깨가 좀 아파 물리치료를 받는것을

거를수는 없다고 하여 일주일에 두번 데리고 가니

가로수 단풍이 얼마나 예쁘던지.

가을을 보았다.

 

나은이의 테니스 두번 데려가고.

그렇게 아들네 아이들과 보내는중 딸아이부부가 또 여행을 가는날이

겹쳐 금요일에 다섯아이가 모였다.

함께 밤을 보내고 다음날 밤늦게 온 아들.

그래서 다시 또 한밤을 보내고 딸네로 와 또 삼박을 학교 보내고

또 내 집으로 달려가고 .....

 

이렇게 내 자유시간이 2주일 흘러갔다.

그래도 참 좋은 시간이였다.

가깝게 살아 아들네 가 잠 잘 이유가 없는데 잤고

무엇보다 손주들과 온전히 보낸 시간들이 오며가며 만나던

시간보다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고마운 시간이였다.

 

오늘도 난 딸네 와 있다.

mom~~~  하고 멧세지가 오면 언제나 okay로

답을 하고 달려 와 줄수있는 내 건강과 이렇게 주어진 나의 시간들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운전을 할수있고 은퇴를 하여 이런 시간들을 아이들에게

나눌수 있는 이 자유시간 이렇게

보내는것이 아쉽다가도 이렇게 마음을 돌려

행복론을 펼쳐 본다.

 

밖에 비가 온다.

새삼 빗소리가 정겨운것은 너무 가물었던 날들이였기에.

그러나 비오는 밤 운전이 조금은 두렵다.

허지만 내 집이 최고 아닌가!

딸아이가 오면 또 달릴것이다.

룰루랄라 하믄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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