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누가 어미인지......

jj조약돌 2013. 4. 4. 12:47

어제 서류를 볼것이 있어 딸아이에 집엘 갔다.

돌아오는길 가슴이 뭉클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진것은 아이의 마음이였다.

서류를 내놓기도 전에 엄마 치킨했는데 드실래요?

엄마 밥 먹고 왔어.

서류를 보고 나더니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열어 엄마 이건? 엄마 이것은. 하면서 주섬주섬 내놓는 품이

친정엄마 같다.

요리가 하기 싫어 결혼 않겠다더니 나보다 살림을 더 잘하는듯 하다.

치킨을 내놓고 야채를 여러가지 썰어놓은것을 드레싱이 없다하니

어떤것이 좋으냐며 또 주루루 내 놓는다.

아이들 접시에는 매끼니 야채나 과일을 함께 내어주는데 야채도 미리 썰어놓아

언제고 내 먹게 해 놓기도 하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

배우지못한 부모때문에 어린나이부터 부모앞에서 통역을 해가며

자란 아이들.

자라며 가지고 싶은것들도 먹고 싶은것들도 많았을텐데 조르지도 않던 아이들.

한 학교을 다니면서도 티샤쓰를 오빠사이즈로 사 나누어 입고 다니던 아이들.

영어를 못하는 부모를 어디서나 누구를 만나도 소개 시키며 당당하던 아이들.

유행하는 옷들을 못 입어도 불평없던 아이들.

다른 아이들처럼 재능을 찾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

우리들이 안해서이지 엄마아빠는 해주시려고 했어요 해 주는 아이들.

너희들 매를 들어 때리고 힘들게 해 미안하구나 하면

이미 지난일인데요 뭐 해주는 아이들'

아직도 서류등 많은것을 아이들에게 의지를 하고 사는데도 언제든

도와주고 달려와 주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정신건강하게 속썩히지 않고 자라준것만으로 고마운데

이렇게 부모를 챙긴다.

 

아들아이 결혼전에 엄마 시간을 함께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 합니다.

아이구 에미애비가 사업이라도 했으면 너희들 여유있게 자랐을텐데 그게 뭐 고맙니?

그랬으면 더 좋았겠지만 엄마아빠 저희들께 해 주시려고 노력한것 아는걸요

해 주는 아이들.

 

부활저녁을 먹으러 모인 자리에서도 아들아이는 아버지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흐뭇하게 해주는 아이들.

두아이 모두 아직도 엄마입에 뽀뽀를 해주는 아이들.

 

오늘 점심으로 치킨과 샐러드를 뿌리는 드레싱이 신기하여 달라하여

가지고 와 뿌려먹으며 목이 메인다.

 

나는 내 엄마께 그렇게 했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하는 딸아이의 마음이 고맙고 난 역시 복이 많다.

누가 어미인지......

'애니의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눔  (0) 2013.06.26
차사고  (0) 2013.04.06
또 한주일을 살아냈구나.  (0) 2013.03.31
아유 숨차!  (0) 2013.03.26
불경기라고 하더만.  (0) 201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