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무자식이 상팔자?

jj조약돌 2012. 11. 28. 16:05

며늘아이의 생일날.

수정에미와 나누는 대화에서 생일선물로 얼굴맛사지를

하러 가는 날짜를 의논한다.

어머! 나도 가면 안될까?

엄마도 갈래요?

이렇게 하여 만난 세여자의 데이트.

 

 

일요일 아침 수정이네서 9시에 만나 며늘아이의 차를 타고

아침을 먹고 간다고 들른 레스토랑.

아니 이른 아침에 어찌 그리 많은 사람이!

그래도 일러 한 테이블이 있어 우린 기다리지 않았지만

나오다보니 줄이 밖에도 길게 늘어서있다.

참 ! 우리 한국사람들은 먹는것에 저렇게 줄까지 서며

먹으려고는 않을텐데.....

그중에도 울 영감이 대표적이지. ㅋㅋㅋ

맛이 있다고 유명한 곳이라나.

딸과 며느리가 서로 내겠다고 하기에 아침은 엄마가 쏜다.

내가 턱 내고.

 

 

암튼 난 그저 기분이 좋았다.

딸과 며느리 사이를 걸으며 나누는 대화도 좋고

자주 나오지 않으니 요즘 세태도 알지 못해 모든게 신기하고.

아직 시간이 남았다며 요 상점 조 상점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새로 열었다는 가구점에 들려보니 비싸기도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것이

있는것을 보면 엄마가 물건을 살줄 모르면 비싼것을 사면

된다고 하시더니 제값을 하는가보다.

그러나 이젠 모든것이 눈요기로만 하여야지 하는 생각인것이

내가 늙긴 늙었나보다.

그러면서도 변하는 세대에 적응도 해야겠구나 해진다.

 

 

두사람은 얼굴 한사람은 맛사지라기에 난 얼굴은 피부가 좋으니

맛사지 할란다 하니 어느 강도로 할까요 하기에

난 너무 세면 아파 싫어 하니

딸아이가 난 세게 하는게 좋아요.

왜?

응 어깨가 뭉쳐서.

그래 그럼 네가 맛사지 해.진작 얘기 하지.

그렇다. 나는 단순노동이니 스트레스가 덜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

직업이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은가를 미처 생각을 못 한 에미다.

인테리어도 고급이고 풍기는 분위기도 너무 멋있어 앉아만 있어도

황홀하다.

거기에 차를 내오는등 서비스가 어찌 좋은지......

 

 

미로같은 길을 안내하여 들어간 방.

호텔수준이다.

누워 얼굴을 맡기니 필링도 할것이고 어쩌고 하며 기계들도 보여주고.

한국에 갔을때 동생이 데리고 두어번 가본것이 전부인데.

부드러운 손으로 만져주는 서비스를 받으며 저 손은 얼마나

아끼고 관리를 해야할까 만약 아침에 남편이나

아니면 어떤 일로 화가 난다면 이렇게 부드럽게 얼굴을 만져줄수

있을까 하는 등등의 생각들을 하면서 혼자 웃어도 본다.

 

 

그렇게 한시간의 서비스를 받고 나오니 며늘아이는 나와 있었다.

그때서야 가격표를 보았다.

글쎄 한 $100? 그러나!

가격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지만 우린 $150 이다.

맛사지는 $180이며 시간은 1시간 반이다.

 

 

며늘아이와 딸아이가 서로 낸다고 하더니 그럼 각자 내자고 한다.

며늘아이가 40세 생일선물 해주려고 했는데......

하니 나도 언니 생일 선물로 해주기로 한것이니 각자 내자고 한다.

물론 내것은 딸아이가 내고.

 

 

그렇게 나와 또 피자집에 들어가 피자와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

며늘아이는 애비가 아이들과 극장을 가 free라 하고

딸아이도 그렇다 하지만 난 좀 불안하다.

며느리와 딸과의 데이트니 이해 해 주겠지만 그래도

편치않은 마음이지만 나도 그래 하고 따라 다닌다.

그 피자는 흔한 피자와는 다른 맛이여 그도 행복했다.

아마 나 혼자라면 먹어보지도 못했으리라.

 

 

그날까지 세일을 하는줄도 몰랐는데 그렇다한다.

이번에 한국에 가 딸아이는 남대문에서 아이들 옷을 많이

사왔는데도 또 이것도 이쁘다 멋있다 하며 들고 다니더니 다 놓고

나오기에 왜? 하니 수정이도 태진이도 옷이 많아서 안되겠다나.

나도 다니면서 보면 아이들옷이 너무 이쁜것이 많아

사고 싶어지는데 에미들은 어떠랴.

놓고 나오는 마음이 참 섭섭했을끼라.

며늘아이만 태환이 바지와 나은이 티샤쓰 하나만 사고 만다.

난 늘 그 아이들이 대견하다.

얼마나 다 사고 싶을텐데 저리 나오는것을 보면.

 

 

그렇게 다니다 불안하여 영감에게 전화를 하여 며느리도 딸도 free라기에

나도 그렇다 하고 함께 다닌다하니 염려말고 즐기란다.

허긴 내가 그러는거지 그이가 뭐라고 하나 뭐.

어쩌면 우리 세대여서 그런지도 몰라.

 

 

그러면서 참 행복했다.

자식은 애물이며 끝이 없다기도 하지만 이렇게 즐거운 날도 있지 않은가.

늘 흐린날도 아니고 맑은 날도 아닌 자식과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있으니 이런 쏠쏠한 재미도 있으니

무자식보단 있는것이 사는 맛이 있는것이지 싶다.

없는 분들에겐 미안 하지만.

 

 

행복한 데이트를 아이들과 하며 느낀 자식타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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