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할만한 이야기가 아니니 얼른 덮어야겠다는 생각과 동시 지금의 나역시 게으름의 극치가 부끄럽지만.
금요일 유난히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땡기는 아픔으로 돌아오니 영감이 김치찌개를 해 놓았기에
공기에 밥을 퍼 냄비째 들고 난로를 피워놓은 아랫층 소파에 앉아 먹고 조금만 더 밥을 퍼달라하여
받아들고 영감은 또 자러간다.
심심하여 튼 티비에선 몇번인가 본 영화였는데 제목도 모른다.
간간히 이해하는 영어로 눈치로 때려맞추며 보고 있자니 요즘 영화의 폭력적이고 가상적인것에
비해 인간미가 흐르고 행복한 풍경들이 사로잡는다.
불치병이 걸린 딸을 둔 엄마가 얼마나 멋있고 근사한 결혼식을 치루고 떠나는 신혼여행을 보내면서도
기쁨보다 두려움에 쌓이는 표정이 안쓰러웠는데 딸이 임신을 했다는 기쁜 소식에 왜 임신을 했느냐며
냉정함을 떠는 그 마음은 두려움이였으리라.
그 외손자의 재롱으로의 행복도 겨우 아장아장 걸음마를 하는 아이를 두고 황망히 떠나간 딸의 장례식에
온 친구들의 익살스러운 의로로 손자를 돌보며 살아가는 모습과 딸아이의 친구가 임신을 하여 딸을
낳을것인데 그 딸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어도 좋으냐는 물음은 일찍 떠났어도 짧은 생에 남겨준 그 딸의
성품과 인격이 인상적인 영화를 한편 보고나니 어느덧 자야 할 시간이다.
에라! 공기하나를 쌓여진 개수대에 넣어놓고 자고 일어나 엄마아버지와 대화를 좀 하고나니 시상에!
어느덧 딸아이를 공항에 데려다 주어야 하는 시간.
히히히! 영감은 한곱반을 받는다며 돈벌러 가는데 도시락도 안 싸주고.
딸아이의 차를 운전하고 돌아오는데 내차와는 다르다.
차가 밀리기는 왜 그리 밀리는지.
암튼 두려움으로 운전을 하고 와 딸아이 집에 차를 깊숙히 주차시켜놓고 내차를 타니
으메 과연 나의 애마이구만. 묵직하고 내손에 익숙하고.
룰룰라라 오며 퇴근할시간인듯하여 전화 하니 overtime했다아~ 경쾌한 목소리.
그려 수고 했구만요.그란디 이저저러 지금 집에 가는길인데 나가 점심 먹읍시다.
좋지! 요즘 영감은 마눌의 음식에 정성이 없음을 알아 나가 먹자면 신이 나 한다는것도 감사하지.
순두부 먹읍시다. 그려그려.
먹고와 이제는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친구집에 가자.~~~
말린 빨래를 영감은 수건과 양말을 나는 속옷을 개고.
오늘 마지막으로 속옷을 입었다나.
내가 요즘 이런다니까.
좀 일찍 떠나 영감이 좋아하는 맥주를 세박스 집어넣어 넣어요.
어차피 마실것 푸짐히 재어놓고 마음놓고 마시라고.
친구집에 가지고 갈 딸기도 한박스 넣고 계산을 하니 으메 왜 이리 많은겨.
계산서를 보니 가지수는 열가지도 안되는데 $150여.
들여다보니 마늘이 한봉에 $4정도하던것이 $6이나 하고.
물가가 정말 무섭게 치솟는구나.에지간하면 따지지 않는 나도 너무 놀래라.
그러니 한국에 어려운 가정의 아우성이 이해가 되네.
깔끔하게 차려준 저녁을 잘 얻어먹고 돌아와 장본것들 부엌바닥에 늘어놓고 에라 자자.
일찍 잤으니 일어나자 흐흐흐.
그러나 내 목소리만 들어도 좋으시단 노부부께 전화 드려 수다.
먹고 싶은것 이야기하면 보내주시겠다는 할머니의 성화로 생각해 보겠노라 하고 꾾고
다시 옛날 친구에게 아주 오랜만.그렇게 두어시간을 보내고 또 이리 앉았네.
아~ 이 게으름을 고쳐주실분들 없으신가요~~~~~
부지런함이 남다른 영감도 요즘은 나보다 더 게으름을 피우며 더함을 하니 그에 힘입어
더 게으러지는 이 여자.
그래도 이제는 일어나 준비하고 하느님 죄송합니다 하러 가야지.
그래도 사순절이니 이 게으름을 부지런함으로 바꾸는 시기로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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