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요일.
딸아이가 친구의 생일파티에 간다고 수정이를 봐 달라 하여 일을 끝내고 가니
마침 목욕을 시키고 있었다.
딸아이가 어릴때와는 달리 잔정이 많고 배려가 있다는것을 많이 느끼지만
수정이가 태어나고는 더 많이 받고 있는데 수정이를 목욕을 시키면서도 나와 수정이의
접촉을 더 주느라 내게 아이를 잡고 씻기고 하는 기회도 주고 젖을 펌푸해서 젖병에 담아
내가 안고 먹이게 해 주곤한다.(요즘은 모유를 짜 놓았다 먹일수가 있어 일을 하는 엄마들도
모유를 먹일수 있으니 좋은 세상이다)
저녁을 해 준다 하더니 샌드위치와 스프를 사위는 차려주고 수정이를 안아가기도 하며
준비를 하고 둘이 나가고 잠시 놀더니 칭얼거리기 시작한다.
할아버지는 친구와 저녁식사를 나갔기에 혼자 아이를 보자니 우선 걱정이 앞선다.
손주들을 봐 주는것도 혼자는 힘이 든다. 안아주다보면 허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아직 먹는 약이나 질병은 없지만 아기들을 안으면 허리가 아픈것이 혼자는 못 본다며
식사가 끝나면 오라 했더니 염려가 되던 술은 많이 안하고 7시반경에 와 주니 고마웠다.
할아버지가 안아주어 잠간 놀다 칭얼대기에 젖을 먹이면 자겠지 하며 먹이니 잠을 청하는듯
하면서도 깊은 잠이 안 드는게 아닌가.
젖을 8~9 시에 먹고는 잠이 들면 6~7시간을 잔다는데 깊은 잠을 못들고 뒤척이는것이
혹시 에미의 젖을 빨면 잠이 들던 버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가슴이 넓적해서인지 잠이 들은듯 하여 뉘였으나 곧 낑낑거리니 또 안아
주기도 업어주기도 해보지만 잠을 못잔다.
10시경에 딸아이가 전화가 왔기에 놀고 싶은만큼 놀다 오라고 해 주었다. 그래도 에미 애비가
봐 주니 모처럼의 외출을 즐기게는 해 주어야지 하면서.
할아버진 초저녁잠이 많으니 코를 골며 자니 깨기도 안쓰럽고 나는 허리는 아프고.....
어쩌다 잠이 드는듯 싶어 뉘이고 잠을 청하여 잠이 들려할때 또 칭얼대니 다시 일어나
안아주어도 이번엔 소리도 우렁차게 울어대니 할아버지 빨닥 일어나 안고 다니며 자는듯
하니 아예 안아서 재운다며 의자에 앉기에 난 누었다.
새벽2시경에 돌아온 딸 부부. 어라! 이 딸년이 눈이 게름치레한것이 술을 한잔 하셨네.
" 야 ! 젖 먹이는 에미가 술을 마셔!'
헤롱대는 눈빛으로 헤~ 하며 웃는 얼굴에 어찌 침을 뱉으리오!
나도 기가 막혀 웃으니 그래도 얼른 아빠가 안은 아이를 얼른 받아 안고는 들어가네.
아이를 싸매서는 침대에 누이니 아이는 그냥 자는것이 아닌가.
그렇게 몇번이나 재워 뉘이고 해도 낑낑대며 안 자더니......
엄마의 냄새만으로도 안심이 되는걸까?
할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저것이 술을 마셨으니 애가 울어도 일어날수 있을까싶어
누워 자다보니 깨는 소리가 나기에 얼른 안아 나오니 어라 그래도 들었는지 일어나 나온다.
너 한 이틀은 애 젖먹이지마. 하니 알았어요 하며 아이의 젖을 데워 준다.
한 9시간만이니 배가 고팠는지 아주 달게 빨아먹고는 기분이 좋은지
살살 웃어주기도 하고 응얼거리기도 한다.
아직도 알콜냄새를 풍기며 이런저런 얘기도 들려주는 딸아이는 평소에 그리 조잘조잘하는
성품은 아닌데 아주 가끔 이리 술을 마시고 조잘대면 왜 그리 귀여운지....... ㅎㅎㅎ
아주 예쁘다. 이건 아들아이가 처음 술을 마시기 시작할때도 그리 귀여울수가 없었는데....
엄마 앞이여서인지 두아이의 술마신 모습은 내게 미소를 짓게 해 주는 회상이다.
그렇게 놀더니 또 잔다. 우리도 2차 잠을 자고 아침에 할아버지가 전화를 하여 염려가 되는지
걔는 젖을 먹이면서 술을 마시면 어쩐데? 하는것이 뭐라 하지는 못하면서 걱정이 되였나보다.
뭐 한 이틀 젖 짜 버리면 되니까 그랬겠죠. 알아서 하겠죠. 제 서방이 놔두는데 뭘 !하곤 말았다.
9시쯤에 친구들이 올거라고 하더니 하나씩 모여 드는데 스타벅스 커피와 머픈등을 사가지고
왔기에 나도 한잔 마시려 하니 내것은 없다하며 전화를 할것 그랬다 한다.
나~아~ 참! 그래도 머픈은 하나가 여유있으니 먹을수 있단다.
요런게 미국놈들의 싸가지이면서 문화이다. 어제 온다고 하면서 각자의 취향과 싸이즈데로
사온것이라는것을 알기에 에이 이놈들 싸가지 하곤 치시하다! 하며
난 믹스 커피를 타 마셨다는것이 아닌가.
딸아이가 제것을 주지만 치사해서 안 마셨다 .물론 내색도 안하면서.......ㅎㅎ
그래도 모두 묻는다 .수정이가 잘 있었느냐고.
이러저리 하였다는 이야기를 하며 엄마의 냄새가 있는가보다 하니 사위가 그런다.
가끔 딸아이가 낮에 나가 지가 보고 있으면 좀 칭얼대는데 엄마의 냄새는 나나보다라고.
그래서 술냄새가 나는 에미의 냄새도 좋다고 하느내고 난 놀리니 딸아이가 친구들에게
엄마가 술 마셨다고 삼일 젖 못먹이지 말란다 하며 엄마의 냄새의 관해 오가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걱정이 된다.이제 한달후엔 다시 일을 나가야 하는데 어쩌나 하고.
다은이, 태환이, 나은이는 엄마가 일을 안 하니 걱정이 안 되지만 늦게 낳은 아이를 저리
예뻐하는데 떼 놓고 나갈때가 벌써 눈앞에 그려지며 내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