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남자형제

jj조약돌 2009. 2. 6. 23:16

지난주 출근하려는데 남동생이 뜬금없이 전화를 해 왔다.

누나 나야! 이 한마디로 난 그 아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내는데 목소리가 맑다.

왠만해서는 전화를 안 하는 동생이 전화를 해오니 이크 또 술 드셨구만 하거든.

그런데 취한 목소리는 아니다. 일단 안심하고. ㅋㅋㅋ

나역시도 그런 동생에게 전화를 잘 안 한다. 할말이 없으니까.

누나 내가 말을 잘 안하잖아. 술이나 마셔야 말을 해 엄마가 좋아하시면서 어느땐 화를 내시곤 했었지만...

그랬었지. 술로 인해 너의 부부가 다투는것을 엄마는 염려가 되셨겠지.

말없는 아들이 술을 마시고와 말동무를 해 주는기쁨보다 너의 부부의 관계가 더 중요하던 엄마의 마음이였지.

근황도 알려주며 주위에서 저보고 화백이라 한다나.

네가? 응~ 여기선 나처럼 일안하면서 등산다니지 그림도 배우러 다니고 운동도 하고 하니까

화려한 백수를 그렇게 불러. 해서 둘이 한바탕 웃기도 했다.

 

얼마전 함께 일하던 친구가 포르노인터넷을 보다 해고를 이제는 생선공장에서 일을 한다며 싼 생선이

나오면 연락을 해주어 요즘 생선과 굴을 자주 싸게 먹는데 화요일 낮에 서대( 우린 박대라고 하는)

생선을 20파운드 사가지고 집에 오니 영감이 빨리 형네 가잔다.

왕복 세시간은 걸려야하는 곳을 다녀와 두시에 일어나야하니 내일 혼자 다녀오라니 둘이 가야 버스노선을

타니 오늘 가자며 오다 순대국을 먹자나.

오랜만에 버거킹을 먹자며 가면서 엊그제 온 남동생의 전화가 생각이 난다.

남편은 형이 두분이 있는데 어찌나 뚝뚝한지 큰시아주버니는 왔냐 하시면 바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신다.

그러면 동서는 안절주절하며 티비를 켜 비디오를 틀어주고 이것저것 먹으라고 하시고.

둘째시아주버니는 우선 술을 내오시고. 술이 약간 들어가야 이 세남자형제들은 옛날이야기를 나누고

정치이야기등으로 대화를 하는 정도인데도 큰집에 가자면 아무소리 없이 따라나서고 뭐 드릴게 있다고

하면 새벽이고 밤중이고 가 없이 나서는 이 막내가 가장 자상하고 인자한 편이다.

낚시하여 생선이 많이 잡히거나 게를 싸게 무더기로 샀다거나 야생시금치를 많이 땄다거나 하면

주저없이 달려가는 남편을 보며 가끔은 우리가 손해를 보는듯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무뚝뚝한 형제들의

묵직한 정을 나도 가끔 느낀다.

 

어머님의 장례식때 큰시아주버님은 우리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해 하시며 내가 다 해야할일을 너희들에게

부담을 주어 미안하다 하실때 그동안 가정을 소홀히 하시고 자신의 생활만을 즐기시던 야속함이 녹아내리던

기억도 있고 둘째시아주버니께 울면서 동생에게 사랑을 좀 주고 살갑게 해 주라고 덤벼들었어도 다독거려

주시며 제수가 아닌 여동생처럼 대해주시는 마음이 모든것을 덮어주는둣 하다.

 

지난 신정에는 둘째형님이 떠나시고 나니 우리차에 무엇인가를 막 실어주시기에 보니 조기를 큰박스로 한박스를

넣어 주시기도 한다.

 

막내시누이가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이 오빠들은 안부전화도 잘 안해준다.

내가 누나에게도 해 드리고 동생에게도 하라고 해도 어찌 그리 동기간에게 안 하는지....

그래도 동생에게 거금을 한번씩 보내기도 하는 막내오빠가 그중 제일 나은편이니 그 시누이도 참 안되보인다.

이번에도 시누님이 가신다하니 내가 선수를 쳐 용돈좀 보내요 하니 보내야지 한다.

 

내막내여동생도 오빠에게 서운하다 한다.

하나있는 오빠라고 저리 뚝뚝하니 자상한 오빠들이 부러운가 보던데...

난 아예 없으니 기대도 안하지만.

 

이제 오늘부터 수정이를 2박삼일을 봐 주어야한다.

이른 아침 일어나 두서없이 글을 수정도 못하고 올려본다.

들려주시는 분들의 발걸음이 미안해서....

이해를 해 주실 친구들이기에 믿고서 말이다.

 

자아~ 이제 퇴근하고 수정이네로 가 네아이와 씨름을 하고 올것입니다요.

혼자보다 아이들이 있으면 좋을듯 하여 슬립핑백을 가지고 오늘부터 오너라 했거든요.

주말 잘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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