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의리

jj조약돌 2007. 8. 3. 14:43

 

       갱상도 싸나이

 

며칠전.

따르르릉~~~

할로우~

" 형수님이예 접니더.xx입니더."

" 누구? 그런데 어디? "

" 형수님예 저 지금 여기 워싱턴쪽에 와 있음니더"

" 거긴 왜? 또 배를 탔어요?"

" 아닙니더. "

 

형수라 불러주는 저 싸나이는 어느덧 인연을 맺은지 28년지기이다.

길에서 만난 외항선원 기관장 아저씨로 인해 이어지던 외항선원들중에

남편과 본이 같다고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는데 몇년전부터 연락이

안돼 지난해에 부산을 갔다 일부러 전화국을 찾아가 이름만 가지고

알아보아도 알수가 없어 섭섭하기도 하고 염려도 되기도 했었다.

2002년도 월드컵 자원봉사를 갔을�도 거제도에 데리고 가 주기도 했었는데

그때 부부사이가 안 좋은듯하여 혹시나 했다하니 젊어서는 토닥토닥

싸웠지만 이젠 잘 삽니더 한다.

 

총각때 만나서는 배를 타고 어디를 가던 깨알같고 멋진 글씨로 편지도

잘 쓰곤 하더니 언제부터인가 애인이 생겼다며 애인을 그리워 하는

글도 보내곤 하다 결혼을 하고도 배를 타 내가 한국에 가게되면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하룻밤 자고오곤하여 행님 행님 하는 사투리의 예쁘고

상냥한 아랫동서를 두어 재미가 있었는데....

 

3년전에 일본으로 직장을 잡아 오사까에 살고 잇으며 지금은 출장을 나와 있다며

일본으로 이사를 가면서 헌 전화번호책을 안 가지고 가 이번에 동서랑 아이들이

여름휴가를 한국으로 가 찾은 번호가 바뀌지 않았기를 바라며 건 전화라고 한다.

 

예쁜 두딸은 어느덧 큰아이가 고등학교를 가고 일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 한다며

그동안 밀려던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었네.

새벽에 또 따르르릉~~~

행님이예 접니더 하며 전화를 한 동서.

부부는 일심동체라더니 삼촌에 못지않은 의리의 동서다.

 

     쩔라도 싸나이

 

우리는 하늘과 바다와 인연이 깊다.

이 싸나이는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일을 하는 싸나이다.

이곳으로 이사를 온 아파트에는 대한항공에서 파견나온 한가족과

직원들이 살고 있어 78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따르르릉~~

" 안녕하십니까? XX입니다"

" 아유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지요?"

"' 예!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며 잘 지냅니다"

 

한결같은 인사를 하는 싸나이다.

이 싸나이는 한 20여년이 되나보다.다녀간 이후로 내가 한국을 가면 한번도

거른적없이 만나 저녁을 사주고 노래방을 데리고 가면 60~70년대 뽕짝으로

마구 찍어놓고 부르게 해주고는 하는 팀원의 싸나이들이다.

여기저기 여행도 데리고 가주고 지난번 영감이 누님과 갔을때는 와이프가

김밥까지 싸 준것을 가지고 여행을 다녀 왔단다.

 

우리아이들까지 챙겨서 전화를 해주고 하면서 아들애가 전화를 잘 안하면

" 그 썩을놈에게 전화좀 하라하소" 하기도 한다.

아들애도 그 정성에 지난번 전화에선 제가 가끔 전화 드릴께요 한다.

울아들도 저 썩을놈이 욕이 아닌 애칭이란것도 안단다. ㅎㅎㅎ

 

만나고 헤여질�는 달러를 주면서 비행기에서 시바스 한병 사다 영감 주라고

주기도 하고 이번엔 행주대교를 건너가 장어구이를 먹고는 함께 간 다른 싸나이가

직장을 좋은데로 옮겨 한턱을 내는것이라며 혼자 낸다니까 논아서 내려 했던

10만원권수표를 나를 준다. 제주도에 가서 쓰라고.

난데없이 얻어먹고 금일봉까지 챙긴 횡재를 했었기도 했다.

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인연을 맺었어도 돌아가면 각자의

부서로 흩어지기에 현직에 있을때는내가 가면 그래도 만날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퇴직을 하여 어느덧 추억속에 사람들이 되였다.

이팀은 아직까지 만나고 잇어 내가 가면 만나주는 싸나이들이 몇이 있다.

 

그중에서도 이 쩔라도 싸나이는 변함이 없이

국제전화라도 가끔 해 주는 의리의 싸나이다.

 

이래서 나는 외롭지가 않다. 복이 많은것이지!

 

 

 

 

'애니의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성친구  (0) 2007.09.01
2박삼일 사돈과의 여행  (0) 2007.08.08
여유로움  (0) 2007.07.29
주말 이야기  (0) 2007.07.17
자~~알 다녀왔답니다~~아~~~  (0) 2007.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