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우연히 맺어진 인연인 젊은 엄마가 둘째를 낳았기에
두시간이 걸리는 섬에 혼자서 다녀오면서
참 행복했다.
철새가 있었던곳에 들려보니 한마리도 없는것이 서운하면서도
그날의 운에 또 한번 경이로웠다.
시금치는 있지만 혼자 내려 뜯을 용기가 없어
아쉬워하며 지나는데 전화가 온다.
성당에 로사어머님인 할머님이시다.
베로니카~~ 날 이렇게 챙겨주어서 어떡해~~~
이제 안 해도 돼.
하신다.
아이구 할머니 제가 그랬잖아요~~~
엄마 같아서 엄마께 하는것같은 마음이라고요.
아이구 김치도 아주 맛있고 시금치도 맛있었어.
할머니! 시금치 뿌리 맛있지요?
시금치뿌리무침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구해요. 헤헤헤.
시금치 밭이 아주 질어 칼로 도려내는것보다 뽑는것이
더 빠르기에 뽑아 다듬다 뿌리를 먹어보니 어! 달다.
그려 그럼 잘라 다듬어 따로 삶아보자.
함께 삶으면 질길수도 있을테니.
그런데 내 생각이 맞았다.
시금치보다 더 달작지근 하다.
처음것은 LA에 다 보내고 다시 이웃들과 가 뽑아온것을
하여 무쳐 할머님도 드렸더니 맛나다 하시니
참 좋았다.
산모인 아기엄마는 친정어머니께서 한국에서 오셔
산관을 하시니 미역국은 안 해도 되니 어머님도 드실수 있게
갈비찜을 해가자.
시금치와 냉이도 무치고 뿌리도 가져가니 너무 고마워 한다.
사위가 미국인이고 딸도 이곳 문화적인것이 엄마와
안 맞아 섭섭하여 우셨다고 한다.
다행히 서로 다른점을 인정하여 사위가 정중히
사과를 하니 가슴이 뚫린듯 하시다며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니 딸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여
고맙다고 하시니 오기를 잘 했구나 싶다.
날이 어두우면 운전하기 어려워 일어나 나오면서
왕복 4시간의 방문이였지만 나름 보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은
그래 내가 좀 힘이 들고 시간을 썼어도 저렇게
나누니 이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 저 어머님은 내일이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신다.
딸은 겨우 열흘밖에 안됐는데......
걱정마세요. 뭔일 있으면 이제는 내가 노니 와 돌봐줄께요.
2월초면 군인인 남편이 일본으로 근무를 나간다니
어려움이 있을테니.
울영감도 그렇게 해주라고 한다.
하하하!
난 참 이런 인연들이 많다.
그래도 이것도 내복이다 싶다.
나눌수있는 나의 모든 환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