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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

jj조약돌 2012. 8. 7. 04:00

며칠전 타파물통을 스토브에 올려 놓은줄을 모르고 불을 켜
냄새에 놀라 내려놓으며 얼마나 아깝던지.
좀 탔기에 버려야지 하다보니 얇게나마 남아있어 물을 부어
지켜보니 새지 않네. 하하하!
아침에 물을 버리며 혼자 깔깔 웃으며 아주 행복하다.
뭐 별거있나 이런게 행복이지.

어느새 30여년이 돼가지 않을려나?
그때 외항선원들이 가져다 준 명주솜이라는 이불 세채를 아직도
덮고 있는데 카바를 벗겨 빨때마다 오래된 흔적을 어떻게 하나 하다
이번에 솜을 싼 소창을 벗겨 빨고 솜은 때마침 해가 쨍쨍 난 이틀동안
널어 말리고 지금 거실에 펴놓고보니 그동안 하고 싶었던것들을
수술이라는 한가함으로 할수있다니 이것도 행복하다.
솜을 틀수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것도 어디냐.
그래도 동생의 안목으로 좋은 솜으로 만든 이불이니 아직 푸근한 잠을 이룰수
있으니 너무 좋다.

엄마가 오셔서 시누이가 미싱공장에서 얻어다 준 카시미론솜을 의족다리를
쭉 뻗고 이리저리 놓아가시며 만들어 준 요를 몇년전 엄마의 손길이지만
버릴수 있었던것은 솜요를 한국에서 하나 사 가지고 와 손주들을 깨끗하게
깔아줄수 있어 나 또한 할미라는 자리이였으리라.
이제 나도 한다리즐 쭉 뻗고 솜을 싸는 바느질을 해야지.
하하하! 이럴때는 나도 여자임이리라.

어제는 엄청 더운데도 작년 제주도에 가 대접을 잘 받은 종씨 아들부부를 불러 요즘
잘 자라는 텃밭에 상추를 뜯어고기를 구워먹고 회포를 풀다 김치등을 싸 보내주고나니
그 역시 행복하다.
나눌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오늘은 어제와 달리 흐리고 바람도 솔솔 부니 창문을 닫아야 하는 날씨다.
아직 개운한 느낌은 아니지만 한가하게 하고 싶은것을 살살하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