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요즘 많이 심란해 하고 있다.
수퍼바이저와 맞지를 않아 옮긴 부서는 시험을 치루어 자격증을 만들어야 하는곳이
한달을 교육을 받으며 당일당일의 시험을 치룬다하니 얼마나 스트레스이겠는가?
아무리 영어를 잘 한다 하여도 이나이에도 힘들건데 영어도 못하지 콤퓨터도 잘 못하지....
그런 어려움을 못 배운탓으로 돌려보니 눈물이 다 나려고 하더란다.
내가 해 줄수있는것이란 그저 동변상련으로 이해를 하여 도닥거리기만 하자니
나도 답답한 마음이긴 마찬가지이고.
나야 한군데서 꾸준히 있으니 이슬비에 젖듯이 하나씩 바뀌여가는 과정들을 나름
힘이 들고 어려움이 있어도 대충 따라가지만 그이는 현장에서는 남못지 않게 일을
꼼꼼하게 잘 하지만 요즘은 콤퓨터로 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이니 어찌하랴.
그래도 둘쨋날은 어찌어찌하여 15문제를 다 맞추어 통과를 했다며 기분이 엎 되더니
어제는 또 힘이 들었는지 도저히 못 하겠다며 교육이 필요치 않은곳으로 배치 해 달라고
할것이라며 내일 만나기로 해 놓았단다.
그이는 나름 아까운 사람이다.
머리도 좋고 재능도 정도 많은 심성은 고운 성정이지만 태어나기를 때를 잘못 만나 어렵게 자라
자신이 가진 재능과 머리를 쓰임이 안되는것이 늘 안타까운것이 맞지않아 늘 삐그덕대기도
하는 마누라지만 이점은 인정하고 아쉬운 면이다.
그런 그이를 바라다보며 뒤를 돌아다보는 요즘이다.
30대 중반에 그야말로 외상비행기를 타고 가족이 다 올수없어 혼자 와 직장을 일주일에 4~다섯군데를
뛰며 부족한 잠과 부실한 식사를 하며 굳굳히 견디며 일년 사개월만에 가족이 함께 살게 됐을때도
가장이라며 여전히 몇군데 직장을 다니는 그이를 보며 아주 당연하다는듯이 놀고 먹으며 체중을 늘이다보니
이것이 아니다싶어 두군데 이력서를 넣어 6개월만에 직장을 다니게 된 마누라덕에서야 직장을 줄일수 있엇던
그이였엇지. 정말 마음에 드는 면이 없었지만 성실할것이란 믿음 하나로 맺어진 부부의 인연.
배우지 못한 한을 나름 품고 그래도 참 씩씩하게 사노라 많이 정말 애를 쓴 사람이다.
이곳으로 이사를 온후 그이는 매일 직장을 찾으러 하루에도 몇시간씩 다니곤 하여 직업소개소에서
그이가 가지고 다니는 회사들의 정보들을 오히려 보여달라 할정도로 늘 두툼한 봉투를 들고 다녔었지.
그렇게 하여 얻은 직장에서는 어디서나 인정을 받는 성실한 일꾼이여 환영을 받았지만 술을 좋아하고
급한 성격으로 마누라나 가족에겐 별 환영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이제는 측은지심으로 받아들이니
한결 내마음이 편하고 아이들도 이제는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자세가 되니 가족의 화목이 이루어지는듯
한데 세상살이라는게 어찌 평탄하기만 하랴.
이런저런일로 마음이 쓰이는 일이 한두가지는 늘 생기는것이 인생일지라.
그래도 철판을 얼굴에 쓰고 살아온 뚝심으로 오늘도 토요일이지만 나갔다.
도시락도 어느날은 안 먹고 그대로 들고 오기도 하는둥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동료들의 배려로
컨닝도 해가며 어제는 패스를 했다나. ㅎㅎㅎ
시험을 안 보는 부서로 옮겨달라며 면접도 하고 시험관이 이 시험은 우리도 이해가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지 모르겠다 하며 우리는 너를 현장으로 내 보내고 싶다며 눈 감아주며
슬쩍슬쩍 답을 흘려주기도 한다는데 한글로 쓰라면 얼마든지 하겠는데 영어에다 콤퓨터로 본다니.....
사실 이나이에 콤퓨터로 배우고 시험을 치룬다는 사실 하나로도 어려운데 우리에겐 배움이 짧다는
열등감이 더 힘이 들게 하고 있어 그래도 불같은 성격이 내동댕이 치지않고 버티는것이 고맙고
어쩌면 여기서 살아오면서 얻은 터득이리라.
오늘은 퇴근후에 동료들과 일식으로 회식을 한다고 한다.
월남친구둘이 많이 도와주고 친구해주나보다. 사실은 이르다면 손자뻘들이지만 직장동료이지 않은가.
이제 시작한 젊은 친구들이기에 콤퓨터와 영어는 잘 하지만 실전에서야 나이도 경력도 어른인 그이가
지난주 사 주었더니 오늘은 두 친구가 사준다고 했다나.
이것이 살아가는 처세라며.그리한다기에 흔쾌히 그리하라 해가며 용기를 준다며 옆에서 보자니
마음이 많이 착잡하지만 어쩌랴 이렇게라도 살아갈수있는 여건과 모자라기에 얻어지는 많은 용기와
뱃짱에 감사하다고 생각하자며 이어가는 살얼음 같은 요즘이다.
시험을 안 보고도 할수있는 부서가 저녁일이라도 하겠노라 신청을 했다며 일찍 자리에 들어도 마누라
궁뎅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라 해가며 은근한 투정을 부리기도 하면서....
하하하 이 나이에도 마누라궁뎅이가 옆에 있기를 바라는 노인네의 욕정을 보라!
그래도 우리는 잘 살아냈다.
부모님 원망도 안하고 세상을 원망도 안 하면서 정말 성실히 열심히 일하고 알뜰하게 살아 개미처럼
모으고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부모는 아니였지 싶은 삶으로 아직까지 아이들에게 용돈이라도 줄수있는
일하는 건강함과 주변의 이웃들과도 등돌리지 않는 삶을 살아냈으니 나름 뿌듯하기도 하나 이럴때는
서글퍼지는것 역시 당연지사거니 하며 서글픈 웃음으로 웃어내며 잘 살아내자.
화이팅 ! 할아버지!
오늘도 컨닝하고 패스하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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