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는데 불현듯 할머니가 생각이 나는거다.
딸에게 전화를 하니 오늘인가 제사가 ? 한다.
어느덧 할머니와의 인연이 20여년이 넘었네 하며 떠오르기 시작하는 할머니.
딸둘과 아들이 하나이신 할머닌 아들을 이곳에 데리고 오기 위하여 이민수속을
하시여 비자를 받아놓고 영감님이 돌아가셔 혼자 오셔서 작은딸의 아이들을
봐 주시며 아들과의 이곳 생활을 꿈 꾸셨는데 아들 역시 비자를 받고 올 준비를
하던중 교통사고로 그만 먼저 하늘나라로 가 생전에 한이 많으시던 분인데
작은딸과 성격차이로 편치 않으시니 나와 가깝게 지내시고 푸념도 많이 하셨었지.
엄마가 오셨을때는 그 할머니댁에 가셔서 함께 노시다 오시곤 하시며 추억도 많았는데.....
야생시금치를 따러 가셔서 성냥이 없어 담배를 못 피우게 되니까 엄마는 트랙터를
모는 미국사람에게 가 담배를 물고 성냥을 켜는 시늉을 내어 라이타를 얻어 담배를
피우시고 할머니께서 목이 마르시다니까 엄마는 절뚝절뚝 걸어가셔서 문을 똑똑 두드려
사람이 나오니 밖에 있는 수도꼭지를 가르키며 물 마시는 시늉을 하시니 물을 주어 마시셨다며
엄마의 용기와 도전에 깔깔대시며 두분이 박장대소도 하시곤 했었는데....
혼자 나오셔서 사실때는 전날 전화를 하셔서 내일 점심을 와서 먹으라 하셔 가면 상을 차려
완벽하게 준비를 해 놓으시고 먹고는 나갈수 있게 신발까지 돌려 놓으시며 기다려주시기도 했는데....
점심시간이 30분이니 빠듯하니까 그런 배려까지......
우리집에 오시기만 하면 그저 무엇하나라도 해 주시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셔
어느땐 속이 상할때도 있기도 했었는데....
일다니는것이 안타까우셔서.
그러던 할머니가 아이들이 아버지생일 저녁을 예약을 해 놓아 준비중에 있는데 사고가 나
병원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도 저녁을 먹고 병원으로 가니 얼굴이 퉁퉁 붓고 머리엔 하얀
붕대로 칭칭 감고는 누워 계신것이 아닌가!
뇌진탕이였던것 같았다. 길을 건너시다 차에 받히셔서 붕 떴다 떨어지셨다는 목격자의 얘기.
작은딸은 울고불고 난리이고 큰딸은 한국에서 금방 날아왔다.
그때부터 자매는 다투기 시작이다 .
작은딸은 수술을 해보자 하고 큰딸은 남동생도 그런 사고였는데 그냥 가시게 하자는 의견으로 .
집이 멀어 우리집에서 있기로 하고 나는 먹을것을 해대며 두집 식구들을 뒷바라지 하면서
그냥 보내 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참 말하기가 곤란한데 작은딸이 내게 묻는다.
나의 엄마라면 난 보내 드린다. 평소에도 엄마와 힘이 들었는데 만에 하나 오래 누워 계시면
어쩔거냐 더 불효를 하게 될것이 아니겠는가 해 줬다.
나의 아들과 병원에서 나오는데 아이가 묻는다.
" 아줌마들 왜 저래요?"
작은 아줌마는 엄마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여 후회가 되여 저리 힘이 들고 큰아줌마는 평소에
엄마께 효도 했기에 그냥 보내드리는게 할머니를 위하여 나은듯 하는거란다.
만에 하나 엄마가 저런일이 생긴다면 그냥 보내다오 하니 아들애가 펄쩍 뛴다.
아들아! 나는 너희들로 인해 지금까지 너무나 행복했단다. 그래서 엄마는 지금 어떤 일이
생긴다 해도 후회가 없으니 너희들 너무 힘들어 하지 않기 바란다.
했었는데 그러고도 세월이 9년이나 지났다.
오늘 불현듯 생각이 난것은 할머니께서 내가 보고 싶으신가보다.
나도 엄마처럼 의지를 했고 할머니도 큰딸처럼 의지를 하셨었는데.......
지금도 한국에 가면 큰딸은 우리에게 참 잘한다.
워커힐디너쑈도 데려가고 딸애 결혼하고 갔을때는 5식구나 난타구경도 데리고 가주고.
무릎연골이 닳아 걷는것을 얼마나 힘들어 하시다 두 무릎 다 수술하시여 완쾌되여 걸으실만 했었는데....
엄마 같았는데.....
할머니 뵙고 싶어요~~~
할머니도 근배엄마 보고 싶으시지요?
말씀을 하실수 있으셨다면 할머니 저한테 평소처럼 고맙다고 하셨을텐데....
들으실수 있으셨다면 할머니 그만 가셔서 아프시지 마세요 했을텐데.....
지금 편하세요? 유정이가 아들을 낳았어요.
작년에 가 유정이네와 함께 저녁도 먹었어요. 할머니가 계셨다면 얼마나 그 증손자를
예뻐 하셨을텐데.....
이따 유정이엄마에게 전화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