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작은 시누이
jj조약돌
2021. 6. 24. 16:32
난 이 미국에서 살게 된것이 참 감사하다.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가난과 배우지도 못한 내 삶을
이 미국은 나를 늘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 준 그야말로
미국! 이다.
이렇게 살아갈수 있는 밑바탕을 해 준것은 자신을 희생한
나의 작은 시누이가 있었기에.
그녀가 69년에 떠나올때 우린 데이트중이여 김포공항에서
배웅을 했을때가 23살 이였다 한다.
키도 크고 날씬하고 이목구비가 서양인 같던 눈이 아주 크던 그녀가.
이제는 외롭다며 형제들 곁으로 오고 싶다고 하여 왔다.
가난이 무서워 가출을 하여 국제결혼으로 가족을 다 초청.
정착하게 해 주고는 남편의 직장으로 홀로 살아가기에
씩씩하게 살아갈줄 알았더니 나이가 드니 외롭더란다.
이곳엔 오빠 셋과 언니가 살고 있으니.....
처음 본 고사리가 너무 신기하다며
동네어귀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서
요기조기 가르키면 신이 나서 따는 그녀,
눈에 보이는데로 따다보면 어느덧 이만큼.
티끌 모아 태산에.
아는 지인이 데리고 가 준 멋진 집.
바다로 흘러가는 계곡에 연못을 만들었다는 집에서.
2천여평이라는 넓은 대지에 잘 꾸민 정원,
텃밭에서 나온 채소들로 점심까지 대접을 받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올케덕이라고. ㅎㅎㅎ
생전 처음 따 보는 고사리가 이렇게 많으니 신기해 하는.
손가락 굵기에 놀라고
자기 키보다 크다고 놀라기도
두어시간 따고 나와 아점으로 김밥이 을메나 맛나던지....
누가 쌌느냐? 누군 누구인감 이 몸이지!
밤 늦게 쌌다니 놀라는 그녀,
길잡이 친구도 함께 즐기며 신이 난 시누이.
두번 들어가 따고 돌아오는데 경찰이 길을 떡 막고 있어
가슴이 철렁 너무 많이 딴 고사리 걸리는건가?
가끔 루머가 있는데 고사리 따다 벌금을 많이 문다는....
다가온 경찰 이야기 .
사고가 나 길을 막았으며 언제 뚫릴지도 모른다 하네.
막연히 기다릴수 없어 그럼 고사리 더 땁시다.
돌아가는데 동네분이 고사리 따러 온것이냐고 물으며
자기가 해 먹어 봤더니 써 못 먹었다며 어떻게 해 먹느냐
묻기에 내 영어야 콩글리쉬 지만 시누이가 있으니
내려 요래조래 해 먹으라 하며 김밥을 먹어보라 하니 괜잖다고 한다.
그러면서 딸이 소방관인데 살인사건이 나 길을 막았으며
언제 열릴지 모른다기에 되돌아 가 한번 더 뜯고 나와도
길이 안 열려 걱정하는데 돌아가는 산길이 있다기에 가다
차에 기름이 그 먼 산길에서 떨어지면 안된다며 다시 돌아오니
길이 열려 나오는데 경찰차와 특수부대 차도 두대나 있고 경찰차는 10여대나
있어 티비에서나 보던 장면을 보고 이제라도 뚫린 길에 감사 해 하며
돌아와 쏟아보니 시상에!
엄청 많다. 남편과 나 시누이 셋이 세번이나 땄으니.
하하하 아주아주 흡족한 몇년만의 고사리 따기.
사실 몇년은 사 먹었다. 고사리가 매일 먹는것이 아니기에
좀 사면 먹을수 있는데 난 한국 갈때 가지고 가려고 매년
사놓는데 올핸 안 사도 된다아~~~
생전 처음 따 본 고사리 .
얼마나 행복해 하고 신기해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