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지친다 오늘은 정말!

jj조약돌 2019. 2. 26. 15:15

새벽에 두번 다른 시간에 일어나 약을 주고 자서인지 늦은 단잠 중에 뭔 소리가 크게 난다.

처음엔 화장실 변기 내려가는 소린가 했는데 목욕탕 물 받는 소리.

어제 내일 목욕을 좀 해야겠네 했더니 이 새벽에 난리다.

아이구 저 성질! 떠지지 않는 눈을 뜨고 가 보니 손에다 비니루봉지을 쒸우고

고무줄로 매고 시작을 하고 있다.

낮에 어련히 해 줄것이건만. 급한 성격이 또 나온다.

투덜거리며 도와주고 딸아이는 오늘 4시에 정형외과 의사 만나는 시간 정했다 하니

혹시 아침 일찍 시간이 잡히면 수영도 못 갈텐데 ...

얼른 수영을 가며 나가서 점심을 할까 하니 짜장면을 먹으러 가잔다.


해가 쩅쨍 나 어제 성당에서 시금치를 추럭에 싣고 와 파는것을 봤기에 

친구에게 가라고 전화를 하니 못 찾아 간다고 내가 가야 한다고 한다.

왜 혼자 잘 찾아 다니는 똑똑한 사람이 그러냐고 하니 나하고 다니다보니 편해서인지

혼자 갈 용기가 없어졌다나. 내참!


수영장엔 사람이 참 많다. 그런데 어찌나 떠들어대는지 마치 친교시간 같다.

난 혼자 열심히 따라 한시간을 하고 나니 얼마나 좋은지....

이 아까운 시간에 와 왜 그리 잡담이 많은지 아깝지도 않나보다.


짜장면을 먹고 와 노른한 몸을 잠간 누웠다 간 병원.

통역이 오기로 했는데 안 와 기다리는데 4시가 넘어도 안 온다.

원래 통역은 15분 정도 일찍 와 서류도 도와주고 하는데 ,

의사 사무실에선 영감이름을 몇번씩 부르지만 통역이 없이는 안 된다며

통역사무실로 전화를 하니 통역을 보냈는데 연락도 안 된다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조바심 내던 영감이 슬슬 화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도데체 누구의 잘못이냐 병원에서 신청도 안 한것 아니냐는등.

그 사이 딸에게 전화를 해 투덜대는거다.

난 사실 에지간 하면 내가 해결하고 일하는 아이들에게  안하고 싶은데 그 사이를 못 참고. 

참 어려운 사람!

우리가 그냥 들어가면 어떠냐고 하니 안된단다. 통역이라야 한다고.

딸아이가 사무실과 말하고 싶다하여 바꾸어  딸이 전화로 통역을 하겠다 하여

들어가 의사와 이야기 하고 오더니 의료전문통역이 아니면 안된다고 한다며

수요일로 다시 예약을 한다고 하니 드디어 울 영감! 폭팔 일보직전.

규정이 그렇다는데 어쩌냐고~~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은 의료사고가 많아 전문 통역을 우리가 신청하는게 아니고

병원이나 법정에서 소수민족들에게 거의 필수로 불러준다.

예약을 잡는데도 통역을 확보하고야 수요일 오전 9시란다.

화가 난 영감 너희들 꼭 지킬것이냐고 음성을 높이니 여기선 음성 높히지 말라고

아주 단호하게 이야기 하며 미안하다고 하기에 내가 얼른 데리고 나와 잔소리를 

좀 해도 왠일인지 가만히 듣기만 한다.

사실 손해는 의사가 손해를 본것이지 않은가? 물론 기다리다 의사를 못 보고 오는

우리도 손해이긴 해도 의사나 병원측이 더 화가 날것이지 않겠느냐고?

병원에서 신청도 안하고 그런거라나! 그들이 꼭 필요한 상황인데 왜 안 했겠느냐고.


영감이 인정많고 자상하고 감성도 풍부하고 나름 괜잖은 사람인데 왜 그리 참을성이

없고 부정적으로 세상을 보는지 너무 힘들고 불쌍하다.

세상엔 그럴수도 이럴수도 있는게 얼마나 많은데 어느덧 77년이나 살아왔으면

다 알텐데 정말 속 상하다. 

딸아이가 아빠 붕대등을 샀는데 어제 못 왔으니 저녁도 드실겸 오라고

하여 가 저녁을 먹고 돌아와 붕대등을 갈아주고 나니 오늘 하루도 또 이렇게

방방 뛰고 불안에 떨고 주위에게 미안하고 한 날이다.

오늘은 정말 많이 지친다.

그래도 딸의 한마디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엄마 힘들지요?"

눈물이 핑 돈다. 고마운 아이 그리고 늘 미안한 아이!

너도 부모 잘못 만나 참 힘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