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나 좀 놔놔 주어~~~

jj조약돌 2018. 5. 2. 15:46

하와이에서 오신분과 점심으로 피자와 파스타를 먹고 

모셔다 드리고 오는 중 온 전화.

"베로니카님 머위 드실래요? 머위가 꽤 자랐어요."

내가 누군가? ㅎㅎㅎ

"네 주세요. 그런데 요즘 어떠세요?'

" 오늘 키모 하는 날인데 몸이 너무 안 좋으니 일주일 정도

있다 하자고 하니 운전을 할수있으니 바람도 

쐴겸 제가 가지고 갈께요"

직장암으로 고생을 하시는 분이시다.

부인은 한국인인데도 한국음식을 안 드시고 할줄도 모르시는 분.

암수술을 하시고 체중이 줄어 올려보려고 된장찌개등으로

올려 놨는데도 키모를 하려면 너무 지쳐 다시 내려갔다고 

하시며 요즘은 김치를 사다 돼지다리를 넣고 한 솥을

꿇여 놓으면 한 닷새씩을 드신단다.

옆에서 부인은 머리를 흔들어가며 냄새가 나 자신은 

방에 들어가 잔다고 하신다.

어떤 환경에서 자라셨는지는 몰라도 40년을 한식을 

안 드시는 식생활이였는데 몸이 안 좋으시니 이젠 한국음식이

입에 맞아 부인은 음식을 못 하시니 남편분이 오늘도 동태찌개가

드시고 싶어 무하나 사 해 드셨다고 한다.

그러면 부인은 아예 내다 보지도 않는다며 넋두리를 

하시는 남편에게 너무 많이 들어 싫다며 가자고 하신다.

오늘 점심을 함께 하신 분도 공직생활을 하시며

살아오셔서 음식을 못하여 딸네 와서도 딸에게

음식 하는 법을 배운다고 하시더니 의외로 이런 분들이 

있다는게 너무 놀랍다. 

어제 친구가 쑤어온 도토리묵을 드시겟느냐고 여쭈니

드신다기에 한번 드셔보라며 자르니 부인이 

자긴 안 먹는데 남편이 먹는다하니 달라고 하시기에

한번 드셔보세요.냄새나 보는것으로 선입견을 가지시지 마시고

맛을 보시라며 조금 잘라 드리니 어머 너무 맛있네 !

하신다.

요즘 영감이 그 분께 전화를 드려보라고 하지만 

안 하고 잇엇는데 머위를 가져 오신다

하여 오셨는데 사실 참 죄송하긴 하다.

수술전 체력을 다지셔야 한다기에 한국음식이

입에 맞고 드시고 싶다하여 이것저것을

서너번 가지고 갔는데 부인이 자신을 할줄도 모르기도

하지만 내가 해 가지고 간것을 맛나다고 드시면

화가 난다면서 고맙긴 하지만 자존심이 상하니 이젠

해 가지고 오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를 나만 들었다면 그럴수도

있을거란 이해로 더 자주 해다 드렸을텐데

영감이 듣더니 왜 저런 소리 들어가며 해다 주느냐고

하여 사실 마음은 아파도 해 드릴수가 없었다.

그래도 영감은 마음이 안됏엇는지 전화 해 보라 해도

내가 안 하고 있었던것은 분명히 음식때문에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 마음이 해다 드려야만 할것같아서.

따 온 시금치를 드렸더니 부인이 더 맛나다며 드릴까요?

하니 주세요 한다. 

그 남편분이 치아도 다 빠져 삶았어도 씹기가 힘들다고

하시는데 부인은 자신과 딸하고 먹을테니 달라고.

어떤 환경에서 사셨는지 몰라도 거의 80이 다 돼가시는

분이 김치도 안 드시고 반찬은 더더구나 안 드시고

만드실줄도 모르신다고 하시는데도

밭은 하셔서 머위를 가져 오셔서 삶아 껍질 벗겨

마늘을 까 양념을 하여 볶고 잎은 된장쌈으러 먹으려고

해 놓고 나니 시금치 밭을 갈아 엎어 한가하려니

했더니 이웃에서도 나를 가만 안 두는구나 싶다.

이래서 또 하루를 바쁘게 지냈다.

나 좀 한가하게 놔 둘수는 없남요?

하하하!

내일은 친구가 일본가게로 회를 사러 간다니

뭔 차를 사려한다고 함께 가자고 한다.

그렇지! 날 그냥 두지 않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