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
수정이네 목련이 올해도 이렇게 풍성하게 피여나고 있다.
이젠 나보다 할배가 더 사진 찍으라고 성화를 댄다.
사진을 찍으며 각도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색을 보며 이 또한
인생살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보는냐에 따라 상황들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지 않을까 한다.
얼마전 시금치를 따러가 가지고 나오는데 이웃 아저씨께 같이
들고 가요. 우리엄마가 늘 그러셨어요.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요.
아이 그 말이야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
그렇다.
허지만 알면서도 실행이 안되면 무엇을 하는가!
엄마는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시는 분이셨다.
그런데 난 아직도 엄마가 하시던 아주 상식적인 저런 이야기들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떠올라 엄마의 지혜로움에 감탄을 하곤 한다.
회사에 다닐때 동료들이 혼자 할수있지만 조금만 들어주면 쉬운
일들을 보면 얼른 달려가 거들면 동료들이 괜잖다고 한다.
그러면 맞던 안 맞던 엄마가 하시던 말씀을 해 주곤 했었다.
이들의 속담도 있을것이다.
우리의 삶은 거기서 거기일테니.
부뚜막에 소금도 넣어야 짜다.
예전엔 넣어야 맛을 내는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난
이렇게 생각을 한다.
실천을 해야 안다는것이 아닌가 하고.
이 말도 엄마는 참 많이 하셨었지.
죽어지면 썩을 몸 뭐 그리 아끼는냐 시던 엄마.
그랬다. 엄만 당신 몸 생각 안하시고 오직 자식들
생각으로 참 고생 많이 하셨다.
의처증인 아버지에게 시달림을 받으시면서도 굳굳이
임장사를 하시며 자식들 굶기지 않으시려고 열심히 사시던 엄마.
열차사고로 다리를 절단하시고도 이웃집 방고래를 놓으시러 다니시던 엄마!
앉아서 하실수 있는 일을 찾아 봉투부치기,인형 꿰매기등을
그 몸으로도 열심히 하시던 엄마!
찬밥이 있으면 꿇여 아버지와 드시던 엄마!
쌀 한톨이라도 버리면 안됀다며 이 한톨을 짓느라 애쓰는
농부들을 생각해 보라시며 여름에 쉰밥이라도 생기면 고추가루를 넣어
고추장으로 만들던 그 알뜰함이 왜 그리 싫고 챙피하던지.
불평을 하면 내가 이렇게 하니 이나마 산다고 공치사를 하시던 엄마!
그 엄마가 간간히 들려주던 이야기들이 살아가면서 어찌 그리 맞는게 많은지...
알사탕이라도 하나 생기면 어금니쪽으로 밀어넣으셔서 깨트려 임자님 손바닥에
뱉어 여섯등분을 하여 아버지 입에도 넣어 주시고 엄마입에도
넣어시던 엄마의 공정성.
지금도 난 엄마의 그때 모습은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된다.
그래서인지 나도 그런 기억이 있다.
계란도 싸지 않았던 시절 3개를 살수 없으면 안 샀었지.
남편과 두아이에게 고루 먹일수 없으면 살수 없었다.
사람이 두손을 배위에 얹기전엔 남의 흉이나 이야기 하면 안된다.
남의 일이 내일이 될수있으니 입찬소리 하지 말라는
이야기 였으리라.
내가 이만한 지각이 있는것이 어쩌면 엄마는 삶을 이야기 한것이지만
우리에겐 교육이 아니지 않았나 싶다.
그 분이 누구나 아는 이야기라고 하신 말씀에서 엄마가 그리워
지니 이런저런 생각으로 엄마가 참 보고 싶다!
엄마!
정자 잘 살아가고 있어요.
함께 있지 않아 엄마에게 늘 그리운 세째딸 정자가 엄마가
들려주시던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알게 모르게 마음속에 담았었나봐요.
엄마 고마워요.
너무 고생하시던 엄마의 삶이 엄마가 참 잘 가셨다는 생각으로
편한 마음이였었는데 좀 더 사셨더라면 그토록 안타까워 하며
그리워 하던 이 정자가 신나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려 마음 편하게 해 드렸을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엄마!
근배가 장가를 잘 갔어요.
눈만 커다래 가지고 구름다리도 못 건너던 녀석이 색씨 잘 만나
가정 잘 꾸미고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요.
아 참! 엄마 근배색씨 보셨지요?
예쁘지요? 인물만큼 애가 괜잖아요.
처음엔 알아가느라 좀 문제가 있었지만 이젠 허물없이
아주 괜잖은 며느리구나 해요.
조잘조잘 이야기도 잘 하여 너무 이뻐요.
아이셋을 낳아 애들을 인성교육을 잘 시켜 바르고 공부도
제법 하여 가끔 행복하게 해 주네요.
오늘도 애들과 와 갈비 구워먹고 북적이다 갔어요.
오늘은 근배 어릴때 이야기를 하며 추억을 떠올리는데 이 부족한
에미애비를 잘 키워 주었다 색씨와 애들에게 말 하네요.
오라고 하지 않아도 한달에 몇번 온답니다.
저녁엔 진경이가 저녁 먹으러 오라고 하여 갔었어요.
조개탕과 굴 그리고 미국음식을 했는데 아범은 안 먹었어요.
몇십년을 살았는데도 입에 안 맞는 음식이 많아요.
그런 아빠를 위해 별도 음식을 만들기도 하는 예쁜아이로 컸어요.
미국사위인데 착하고 한국음식을 잘 먹어 제가 편해요.
한글도 배우러 다니고 오늘도 한국식품점에서 이것저것 장 봐온것을
보니 글쎄 저보다 더 한국적으로 장을 봤더라구요.
참 엄마!
진경이신랑이 살림하고 진경이가 직장 다녀요.
엄마가 아셨다면 이해가 안 되시겠지요?
근배가 억울해 하고 속상해 하지만 아범이나 전 괜잖다고
생각 한답니다.
누가 됐던 능력있는 사람이 돈 벌고 아이들 맡기는것보다
제 부모가 키우는데 낫잖아요.
요즘 애들 키우기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
엄마. 전 복이 많아 며느리와 사위가 아이들 키우니 손주들 키워
주어야하는 고생도 안 해요. ㅎㅎㅎ
진경이가 어릴때부터 야무졌잖아요.
직장에서도 일 잘 하나봐요.
돈도 잘 버는듯 해요.
애들이 가까히 살고 며늘애나 사위가 착해 늘 함께 할수있어
주위에서 복 받았다 하는데 정말 그런것 같애요.
아버지가 늘 그러시더니....
사람집에 사람이 꿇어야 잘 산다고.
아버지 그래서 우리가 잘 사는거예요?
하면
아버진 늘 그러셨거든요.
내 대에선 이렇게 살지만 너희 대에선 잘 살거다!
하시던 말씀이 맞는듯 합니다.
엄마 자식들 다 괜잖아요.
하늘나라에서 내려다 보시면서도 행복하셨음 해요.
그렇게 힘들었던 엄마아버지의 인생을 보며 배운점도
얻은것도 많은 이 자식들이 거울삼아 잘 살아내고 있어요.
엄마!
보고 싶어요.
저 사실 엄마 잊고 살았거든요.
이웃집 아저씨가 엄마를 기억하게 만들어 주셨어요.
엄마 늘 걱정만 끼쳐 드렸던 정자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약 먹는것 없고 누구에게나 허허거리며
씩씩하게 잘 살아가고 있어요.
약질이던 제가 얼마나 건강한지 아세요?
엄마의 강인하고 긍정적인 유전자를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엄마가 물려주신 좋은 피부로 화장 안 해도 예쁜 엄마딸.
뵙고 싶고 사랑합니다.
엄마!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엄마곁으로 가는 날까지 늘 감사하고
행복해 하며 잘 살께요.
사랑해! 엄마!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