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어제 수정이남매가 와 자고 갔다.
그 아이들이 할미집이 좋은것은 티비를 싫건 보는것이다.
제 집엔 윗층엔 티비가 없고 아랫층엔 있는데 생활을 윗층에서 주로 하니
볼사이가 별로 없어 오자마자 티비를 켠다.
이젠 리모콘트롤도 자유자재라서 할미는 어떻게 트는지 몰라 라고 안 켜주던
시대도 이젠 안 먹힌다.
그려 니 에미애비도 할미집의 특권이라 했으니 싫건 보거라 해 주니 나는 편하다.
이젠 베비시터에서 한글선생님 노릇까지 하게 되여 지난주 가 숙제를 도와 주며
가만히 못 앉아 있는 두 아이에게 할미 말 잘 듣으면 토요일 할미집에 오면
상으로 너희들 좋아 하는거 해 줄께 하니 수정인 설렁탕, 태진인 김밥,이다.
하하하! 할미 솜씨가 그것 뿐이니.
고기를 좋아하니 차돌백이를 해 주자 하고 한 팩을 준비하여 굽기 시작하여
둘이 굽기가 무섭게 먹어댄다.
할베는 굽느라 바쁘고 할미는 상추에 싸 입에 넣어주기 바쁘다.
그렇게 폭풍흡입이더니 배 부르다며 또 티비이다.
아이들이 먹는 양을 보면 자라는것이 눈에 보인다.
다은네 다섯식구가 한 팩이면 먹는다더만 시상에!
두녀석이 먹어대는것이 보통이 아니다.
울딸이 부지런히 벌어야겠더라.ㅎㅎㅎ
한글공부를 하는데 잘 따라주어 상으로 아들아이가 영국 출장 갔다 선물로 준
쵸꼬렛을 두 개씩 주니 입이 함박만 해 진다.
나머지 집에 가져 가라 "상" 이다!
아침엔 고등어를 구워 주었다.
지들이 원했던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것이니 잘 먹어준다.
그것도 참 내 복이지 싶다.
얼마나 잘 먹던지 이뻐 죽겠당. ㅎㅎㅎㅎ
한참을 놀더니 티비를 본단다.
협상을 내 걸었다. 엄마가 오면 갈수있게 가져온것들을 모두 정리하여 문 앞에
준비 해 두고 보자고.
의외로 착착 준비를 한다.
아~ 하~ ~ 이제 이런 협상이 이루어지는 나이가 됐구나 싶으니 대견하다.
너무 이뻐 아이스크림도 내가 먼저 불러 먹이고 엉덩이도 두드려 주고
뽀뽀도 많이많이 날려 주었다.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먹히는 협상을 어른들은 왜 안되는지....
그리고 칭찬도.
저녁에 수정이와 아빠는 축구를 하러 가고 에미는 동료가 이직을 하여 저녁을 먹기로
했다고 잠간 봐 달라 하여 가 태진이와 한글 공부를 하는데 어느새 훌쩍 자라
말귀를 알아들어 얼마나 신통방통 대견 하던지....
칭찬을 마구마구 날렸다.
이제 남편과도 이런 식으로 협상을 해 가며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야겠다.
근디 남편이 아그들이 아니니 안 먹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