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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낸 연휴

jj조약돌 2013. 12. 6. 15:18

4일간의 추수감사절 연휴.

첫째날.

1박스의 김장을 아침나절 양념준비를 하고 오후 아들네로 가

칠면조로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하하호호 놀다 돌아와

배추를 씻어 버무려놓고 자고.

 

둘째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영감이 없다.

부지런한 그이는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놓고 차에 기름을

넣으러 간것이거니 했는데 안 온다.

어제 시누님이 무 좀 사러 가자고 하셨는데.....

전화를 하니 운동을 하고 마켓에 가는 중이라고.

빨리 오라고 11시에 오라고 했으니 가야한다고.

하하하!

누구 어명이라고.

얼른 달려가니 친구분도 가신다는데 어쩌지?

그럼 모시고 가요.

아침 잡수셨어요? 우린 안 먹었으니 어디가 아침먹어요.

찬밥 조금 먹었는데.....

그래요 잘 됐네요.우리 도가니탕 먹으러 가요.

그러자.

먹는데 친구분이 부시럭부시럭 가방에서 꺼내 주머니에 넣으시는

모습이 밥값을 내시려고 하는듯 하다.

드시다 마시고 깍두기 좀 더 달라고 할께 하시며

일어나시기에 영감에게 돈내러 가시는것 같으니 얼른가

내라고 하여 가더니 도로 온다.

막무가내로 내신다며 쫓았다나.

한번은 밥을 사주시고 싶으셨다고.

모시고 오며 물었다. 차를 태워 드린적이 있느냐고.

있었던것 같다고.

그리고보니 나도 성당에서 시누님을 모실때 함께 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러셨나보다.

암튼 그렇게 얻어먹고.

송이버섯을 사라고 하기에 친구에게 이야기 하니

산다고 하여 두집을 배달을 해주고 돌아오는길에 이웃에 전화를 하여

놀러가려한다고 하니 오라기에 들렸더니 손님이 계셨다.

그런데 그 손님이 하시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만 시간

가는줄도 몰랐는데 주인이 나가 저녁을 먹자는거다.

그래서 저녁도 얻어먹고.

 

셋쨋날

묵은 친구가 1시에 오라기에 갔더니 커다란 접시에

모듬회를 멋있게 차리고 반찬도 맛나게 차려놓고 참이슬 소주까지 한병.

배가 터지게 먹고 온돌에 가 영감을 가운데 놓고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로

신나게 웃고.

돌아와 인절미를 했다.

 

넷쨋날

아침도 대강 먹고 주섬주섬 김치랑 감이랑 연시랑 인절미랑

싸 싣고 달렸다.

페리를 타고 가려다 그냥 육지로 달려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 맛도 괜잖았다.

작년 이맘때쯤 만난 아주 참한 색씨를 만나러.

추수감사절날 아들네로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고구마나 사 가지고

갈까 하고 들른 한국마켓 음식점에서 영감이 저기 아기가

엄마가 밥을 주면 받아먹으며 웃는 모습이 너무 에쁘다며 가 보자고 한다.

내가 지나며 예쁜 아기들에게 아는척을 하면 수다 떤다고

하던 사람이.

가 들여다 보니 정말 환하게 웃는 아기의 모습이 예쁘다 하니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 합니다 하는 엄마의 모습도 예쁘다.

어디 사느냐고 하니 섬에 살며 아기아빠는 해군인데 일본에 갔고

한국음식이 먹고 싶어 왔단다.

그럼 추수감사절엔 어디로 가느냐 물으니 미국친구가

초대 해 주어 갈거라고.

그럼 다음에 나오면 들르라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며 가까워졌는데 남편도

한국을 너무 좋아하고 한국음식도 얼마나 잘 먹는지.

여름엔 한국에 다녀오더니 둘째가 생겼단다.

이제 1월에 아들이 태어날것이다.

요즘 새댁같지 않고 얼마나 알뜰하고 얌전한지.

부산사투리로 어머니 아버님 해가며 정스러운 새댁이 너무 이쁘다.

 

오시면 짜장밥 해 드릴께요 하더니 도착하니 잡채와 짜장

나물등으로 한상을 차려 놨네.

맛도 참 좋았고 성의가 고마웠다.

가져간 김치를 먹으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남편은 근무를 하러가더니 도시락을 안 가지고 가 가져다

준다기에 따라 나섰더니 부대안을 구경 시켜주어 울 영감 신이 났었다.

전투기를 정비하는곳인데 비행기에 관심이 많은 영감이

전투기를 직접 보고 이야기를 해주니 얼굴이 환하다.

피엑스에 들어가 영감이 시계도 하나 사고 새댁은 이것저것

사주려 집어들기에 말려 포도주와 내가 사려 했던 전화줄 긴것이

있기에 집었더니 내 준다.

그건 고맙게 받았다.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맥주도 12개 짜리 두박스는 이미 사다 놓았고.

어둑해지는 저녁에 떠나 돌아오니 밤이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할아버지는 누리에게도 좋은 시간을 함께

해주고 귀여움을 주던 누리 이야기로 돌아오는 길도 행복했다.

돌아오며 우리 연휴 너무 잘 보냈지?

하니 영감도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긴 연휴를 이렇게 멋지게 보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