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숨차!
하와이를 다녀와 전화를 하니 7시 출근이란다.
그렇게 시작한 출근.
내가 일복이 많은건지 돈복이 많은건지 수술을 하고 쉴때
일이 없어 8시간을 채우는 날이 없었다더만.
우찌 여행노독이 풀리지도 않았는데 매일 10~12시간이다.
다녀오면 서방님 드실것을 준비해야하니 부엌에서 동동거리다보면
어느새 10시가 넘고 씻고 신문이라도 한페이지 들여다보면
11시가 넘는다.
5시반 알람이 울릴라치면 눈도 안 떠지지만
내가 누군가 직장인 아니겄남.
정말 일어나기 싫지만 일어나 준비를 하면 언제 그랬느냐싶게
활기가 생기는것도 나의 특별한 체질이지 싶은디.ㅋㅋㅋ
그래서 커피는 필수가 되였다.
아마 커피를 사 마신다고 하면 나 아마 필수까지는 안 됐을수도 있을텐데.ㅎㅎㅎ
그렇게 삼일을 보내고 토요일.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가 손님이 오는데 만두와 잡채를 해 주겠느냐
물으니 어찌 안 해 줄수가 있는가.
더구나 한국음식인데.
그럼!
그렇게 약속을 하고 깜빡!
금요일 출근을 하며 생각이 났다.
목요일 한국식품점에 갔었는데....
늦은 퇴근후 한국식품점에 들려 장을 봐 가지고 와 에라
그냥 누웠다.
금요일이니 서방님 얼굴이라도 봐야지 하고 일어나니 도저히.
나 잘래요 하고 쓰러져 자고 일어나 아침부터 동동거리며
잡채와 만두를 만들고 에라 이왕 해 주는것 볶음밥도 해주자.
쓱쓱 볶아 담아놓고.
김치도 썰어 담아놓고.
만두를 만들며 튀기기 시작하는데 왔다.
그래도 20여년을 함께 해 온 사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만들어 아예 상차림을 할수있는 그릇에 담아 주어 보내고 나니
기운이 빠진다.
얼마를 주리? 하기에 그만두라 했더니 $30을 놓고 간다.
그려 고마워.
여행빨래도 못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또 동동거린다.
녕감은 오바타임을 나가고.
일요일은 아무래도 쉬여야겠다 싶어 성당도 안가고.
성당에 교우형님의 시어머님이 위중하시다더니 별세를 하셔서
목요일 연도를 드리신단다.
퇴근후 바로 성당에 가 연도를 드리고 와 서방님 식사를 해 놓고.
그런데 주말에 일을 한댄다.
원하는 사람만 아니고 다 나와야 한단다.
예전엔 이 부서 저 부서 다니며 나 일찍 나올까?
토요일 나올까? 라고 물어가며 일을 했었지만 이젠 안하고 싶어
안하니 내겐 물어주지도 않는데 필요하다니 나가야지.
그런데 장례식이 토요일 10시란다.
에구 안 갈수도 없고.
한시간 일찍 나와 장례식 참석하고 다시 들어올께.
그러란다.
그란디!
아버님 기일이 월요일이다.
일을 하기에 기일에는 못가니 늘 전 주말엔 다녀오기에
간다고 했는데 어쩌나.안 갈수도 없고.
금요일 출근을 하고서야 생각이 난다.
아즈버님이 약식을 좋아하시지.
남편에게 전화를 하여 찹쌀을 담가놓으라 하고.
저녁에 인절미와 약식을 두솥 해 놓고.
토요일 아침 4시반에 일어나 떡을 싸 가지고 나섰다.
출근을 하니 야싸! 일이 많지 않다.
내 일을 부지런히 하고 9시반에 나오며 두시간후에 들어올께.
아니 들어오지마.
야호!
장례미사에 참석도 하고 하관식에도 가고 식사를 하는 식당으로 가
교우들과 수다도 신나게 떨고 커피를 한잔 마시고
형님댁으로 고고.
한시간 15분정도 운전을 해야하니까.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지.
환한 낮에 다녀올수 있다니.
라디오를 들으니 가는 도중 한국식품점에서 파가 7단에 $ 1 이란다.
고속도로에서 내렸다.
파도 사고 쪽파도 사고 가지와 호박도 사며 또 일거리구만.
가는 도중 어머님이 계신 묘지를 지나는데 들르지 않을때는
어머니 저희들 큰댁에 가요.
지나가요 하는데 오늘은 들려가고 싶다.
늘 남편과 함께였는데 혼자 묘지를 들려본적이 없는데 무서움도 없이
들리고 싶어진다.
그려 들어가자.
아무도 없다. 부활절이 돌아와서인지 여기저기 꽃이 많은데
어머님 묘에 꽃흔적도 없다.
둘째 아즈버님이 늘 꽃을 놓으시는데.
그래도 어머님 앞에 서니 눈물이 한방울 똑 떨어진다.
왜였을까?
어머님 당신 아들을 아시지요?
그리곤 죄송해요.
간단히 기도를 하고 다시 고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형님과 아즈버님께 떡과 봉투를 드리고
쑥을 뜯자고 하셔 미나리도 캐 형님과 햇빛아래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다듬으니 행복했다.
어머님께 다녀 왔어요 하니 아이구 울 동서 예뻐라.
어떻게 혼자 갈 생각을 했어 하며 형님이 마구 치켜주신다.
내 이맛에 산다니께루.
환할때 갈래요.
또 이것저것을 싸 주신다.
오며가는길이 얼마나 예쁜지. 형님동네는 더 남쪽이라서인지
개나리도 화창하게 피고 벗꽃이 만발하고 가로수의 잎들이
수줍게 나오는 풍경이 사진을 찍고 싶다.
아침에 메모를 해 놓고 나갔다.
늦을수도 있으니 저녁식사 밖에서 하고 오라고.
그랬으니 저녁을 해야하는 일은 없구나,
주신것들을 에라 냉장고에 다 넣어놓고.
영감얼굴만 보고는 들어가 쓰러졌다.
일요일.
성당에서 하는 노인대학에 신청을 해놓고 두번이나 빠졌다,
그래도 한번 더 안가고 싶었는데 아니지싶어 서둘러 갔다.
미사를 하고 첫시간인 장구교실을 가니 장구를 사야한단다,
내가 나를 아니 끝까지 할것인지를 몰라 우선 배울만 하고
소질이 있나보려 하며 장구가 있느냐하니 있다 하더니
그러니 어쩌랴 그럼 함께 있어보겠다하며
앉아 내려다보니 키타보단 할것 같다,
무릎을 꿇을수가 없으니 어쩌나 했더니 의자에 앉아서도 할수 있단다,
에라 한번 도전해보자.
하나 사기로 했다.
영감은 하다 그만둘것을 또 시작 한다고 잔소리 하더만.
귓등으로 듣자.
일주일을 살아내자면 있는것으로 반찬을 하자,
미나리,쑥등을 씻고 데치고 무치고.
때르릉.
엄마! 딸내미다.
수정이를 바꾸고 태진이를 바꾸고.
다음주 부활적 저녁을 제집에서 할것이니 세시에 오라 하더니!
금요일 회사에서 팟럭을 하는데 갈비나 돼지불고기 있느냐고.
없는데 해줄께.
그럼 반찬도 조~오~옴.
그려 해 줄께.
시금치와 콩나물 그리고 김치.
알았어.해 줄께.
몬산다 내가.
이래서 또 일주일 방방 동동거리게 생겼구만,
일복이 많은건지.....
그래도 이렇게 할수있는 건강이 있어 감사하지.
그래도 오늘 너무 신이 났었다,
매년하는 평가전을 하는데 아주 우수하였고 임금인상도 아주 흡족하게
해 주어 이렇게 인정해주는 상사를 만났으니 한 일이년 더 다녀봐봐.ㅋㅋㅋ
한자리 깔아놓기도 했잖남,
지금 계획으론 내년 일월 은퇴를 할 예정이지만 마음이 바뀔수도 있다고 말야.
내 지난 시간도 숨차지만 글을 쓰는데도 숨이 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