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요즘 나름 바쁘기도 하고 개운해지는 마음이기도 하다.
설렁설렁해지는 마음이랄까?
늘 마음 한켠이 무거운 어떤 중압감과 죄의식으로
눌려있었던것은 쌓여가는 지난간 세월들의 흔적이였었다.
핑계로는 일을 하여 시간이 없다는 것이였지만
사실은 성격에 문제도 있음을 인정해야지.
정말 이렇게 시간을 많이 가질수 있다는것이 그 흔적을
정리하고 내 보내는것으로 하자 마음먹었건만
그역시 나는 환자였었다.
이제 왠만해졌으리 하며 시작한 정리를 시작해보니
아직도 환자라고 몸은 아우성친다.
거기다 걸어보자하며 건방을 떨다 언덕길을 걷고
들어오니 무릎이 아직 아니라고 했는데 왜 이리 건방을
떠느냐며 반란을 일으키니 그나마 앉을수도 마음데로 걷지도 못하게
하다니!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정리를 해가며 비워나가니
내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지고 설합도 방안도
헐렁헐렁 해지니 행복하다.
어제는 묵은 박스들을 꺼내보니 묵은 손편지들이
한박스나 된다.
이제는 없애리라하며 하나씩 읽어보니
아스라히 잊혀지던 친구들의 편지.
이 시이모에게 보내주며 정을 나누던 조카며느리들의 사랑
며느리가 결혼전에 보내왔던 편지 그리고 카드.
그 많은 인연들이 그리워진다.
내가 써 놓고 부치지 않았던 편지들의 사연들을 읽어보니
나도 그런때가 있었구나 새삼스럽고.
아들의 옛애인의 편지, 젊은누님이라며
보내주던 아들 친구의 편지.
미국와 처음 만난 친구는 오끼나와에서 한국에 오면 꼭 들려가라
해주던 편지로 인해 오끼나와도 가봤었고.
내가 이집을 살때 한국에서 올돈이 늦어져 좀 빌려주라 했더니
친구사이는 돈을 빌려주면 안된다하며
냉정했던 친구가 한국에서 항공엽서로 $300을 보내달라는
사연 몇줄만 쓰인 편지를 보며 아~ 그때 난 왜 그일을
잊고 있었었지 하며 씁쓸해지기도 한 엽서도 있네.
직장에서 기계를 작동하고 남는 시간들을 이용해
편지쓰기를 하여 맺었던 인연들의 이야기.
아 새삼 그립다.
이제는 전화나 메일 아니면 블로그나 카페에서 나누는
편지들은 그렇게 한번씩 꺼내어 읽게되지 않지.
부서를 옮기고는 편지 쓸 시간이 없어 멀어져간 인연들이
그리워 옛 전화번호이지만 걸어보아야겠다.
그래 저 손편지들을 다시 보관하여야겠다.
쌓아놓는것이 병이라는 생각에 가끔은 내가 싫은데 오늘은
횡재를 했다.
그래 나도 이제라도 손편지를 써 보아야겠다.
그리운 친구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