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이직장을 밤 12시에 나가 아침 7시에 들어오는 일로 시작을 하여
내달 5일이면 31년.
그래도 그 시절이 있어 아이들 남에게 안 맡기고 아침밥도 해주고
집에 돌아오면 잠을 자는 엄마이기에
늘 소근소근, 조심조심, 테레비도 최대한으로 불륨을
낮추기도 하지만 엄마가 집에 있다는 안도감은
주며 일을 하다 밤일을 없애면서
오후일을 하라 할때는 아이들이 사춘기라고
자리가 없다고 하는데도 그야말로 울고불고까지 동원을
하여 아침일을 하면서부터는 늘 4시에 기상이고
5시부터 시작하는 overtime을 한 20여년을
안했나 싶다.
그래도 언제나 출근하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회사 안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안 들어 남편이 참 신통하다고까지 했었던 내가!
요즘은 일어나기가 싫다.
그것도 요즘은 시간도 7시에 시작한다.
대신 overtime이 저녁에 이루어지니 늘 퇴근시간이 늦다.
그것도 일정치않아 누구와 약속도 못 한다.
참 사람이 살아갈수 있는 여건들이 오묘하다.
젊어 그렇게 동동거리며 살때는 힘든줄 몰랐는데 세월이 가
나이가 들어간다고 정신까지 이리 헤이해지다니!
내 사전에는 안 올줄 알았었는데.....
요즘은 기회만 있으면 쉬고싶다.
저녁이면 나오는 일감을 보니 오늘은 내 일이 그리 많지않다.
이게 문제였다. 아는게 많으면 손해라는것.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훤히 밝고 시간도 일어날 시간인데
아~ 일어나기 싫어~~~
잠에서 깨어난 음성으로 전화를 하면 아픈것 같잖아.
ㅎㅎㅎ
머리가 팍팍! 돌아간다.
먼저 수퍼바이져에게 전화를 한다.
나 아파~~~
그럼 쉬여요.클린트에게 전화하란다.
리더에게 전화한다.
나 아파~~'
사실 결근이 자주 없으니 믿어준다는것을 알지롱.ㅋㅋㅋ
이렇게 농땡이를 치고 아침내 블로그마실 카페마실로
시간을 보내고 슬슬 정리를 할까?
리빙룸을 치우다보니 흰색의 소파에 손주가 다섯이나
되니 씌워놓는다고 아들딸에게 지천구를 들어가며 덮어놨건만
여기저기 얼룩이 보인다.
무조건 벗겨내고 쿳션을 뒷마당에 널어놓고 세탁소로 고고!
나중에 갖다주어야지 하다 퇴근만하면 집으로 달려오는 습관이
언제 갖다줄지몰라 달려가며 던져만 놓고 와야지.
하하하! 우딜!
친구인 그녀와 말장난이 이어지니 왠걸!
이크 두시간이나 지났네.
돈벌러 간 영감 모처럼 집에 있으니 맛있는것 해주려 별렸건만
말짱도루목이네.
부랴부랴 달려와 고등어와 조기새끼를 밖에서 굽는데
이번엔 25년이나 지녔던 전화번호를 새로 신청하면 유료케이블이
싸지고 인터넷도 빨라진다하여 그리한다하였더니
설치하러 왔네.
에라 알게 뭐냐 그래도 우린 먹어야한다.
밖에서 구웠지만 안으로 들여오니 냄새가 장난이 아니지.
저들에겐 말이다.
냄새나니?
응 나긴해도 괜잖아.
미안하네. 그럼 문열어 놓을께.
이리저리 문을 열어놓고 초에 불을 붙인다.
한이주일후면 손님들이 오기에 정리좀 하려고 꾀병을 부렸는데
해놓은것이 없다.
나도 중독성에서 못 벗어나는듯 하다.
블로그 중독 말이다.
내가 골프를 왜 안하느냐?
내가 나를 일찍 알았기 때문이리라.
막연했는데 정말 내게도 중독성이 잠재돼 있더라.
그래도 마실을 다니며 댓글을 다녀 안부를 묻는것도
내 삶의 일부이니 후회 않으리.
요즘은 알던 블로거들이 뜸하다.
블로그도 이리저리 쏠리는것 같다.
한때 몰리다 어느사이인가 멀어지고.
그런데 난 그것이 참 안타깝단 말이지.
오지는 않아도 그 옛정이 그리워 한번씩 다녀온다.
나 역시도 시간이 없으니 일일히 다니지 못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두어가지는 했으니 흐믓하다.
마음먹었던것을 다 못 했지만 어쩌랴.
일기삼아 꾀병을 한것을 자랑이라고 이리 조잘대본다.
이제 자야지.
하루 잘 보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