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고사리 주말

jj조약돌 2009. 5. 18. 22:30

재작년 나은이의 해산을 위해 오셨던 안사돈께서 고사리를 따보고 싶으시다기에 한동안 안다녀 어디서

따는지 몰라 물으며 한번 데려가 달라 하던이웃이 어느날 전화를 하니 혼자 고사리 따러 갔다하여 어찌나

섭섭하고 야속했던지......

그래도 안사돈을 모시고 헤맸지만 예전에 따던곳도 기억이 안돼 드라이브라고 자위하며 내 어찌하던

내년엔 고사리를 딸것이구먼 벼르며 답사까지 다녀와 작년에 한번 다녀와 따다 말린 전적에 친구에게

조금 보내 주었더니 그 조금 보낸것을 꽤 여러번 먹을때마다 고맙다는 인사가 부끄러워 이번엔 내

좀더 많이 보내주리라 하며 지난 금요일 주말내내 날이 좋다기에 영감을 꼬셔 10시 까지 일하고 나와

고사리를 따러 가자 하고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둘둘 말아 준비해놓고 아침을 영감이 라면을 꿇여주기에

먹고는 친구에게 빨리와 하곤 진진바라 달려갔겄다.

 

으메 왠일인고!

작년에 꽤 있었기에 주중이니 우리밭인줄 알았더니 벌써 한팀이 한바탕 따고는 점심인지 아침인지

밥들을 드시며 식사좀 하세요~~ 하시기에 인심 좋다 하면서 와~아~ 저리 부지런해야하는구나 하면서

이미 한번 훓어 따낸 곳을 그야말로 이삭줍듯이 따러 다니다 나와보니 식사를 하고 다시 따려했을텐데

우리때문에 이미 가버렸네.아마 속상해하며 떠났을끼라 하는것은 초입에서는 없었지만 이리저리 돌아

다니며 꽤 많이 땄기 때문이다.비록 이삭이여서 짧거나 가늘지만 이거라도 어디냐 히히덕거리며

두어시간을 따고는 우리도 땅에 철퍼덕 앉아 김밥과 친구가 해온 유부초밥이랑 소풍에 빠질수 없는

삶은 계란도 있었기에 소풍을 즐기며 먹고는 우리 한번만 더 따고 가자는 일치로 각자 헤여져 따고는

돌아오는데 길가에 죽죽 뻗은 고사리들을 보고 친구가 어머!어머! 해대니 마누라가 그랬으면 앞으로

앞으로 전진을 했을 울영감 , 일부러 차를 돌려 길을 찾아 세워주며 자긴 차에 있을테니 따라 한다.

 

좀 가늘긴해도 한손으로 쉴새없이 뚝뚝 소리를 들어가며 우선 보이는데로 허리도 못 펴고 따 나가다보니

안으로 자꾸 들어가게 된다. ㅎㅎㅎ

요게 매력이라니까. 하나가 눈에 보여 쫓아가면 주위에 다른것들이 보여 또 그것을 향해 들어가다보면

어느새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되여 높은산에서 길을 잃게 되는것이다.

꼼꼼한 울영감이 준비한 호르래기를 두여자에게 주었으니 두려우면 불면 되지만 차도옆이기에 휭휭 차

달리는 소리가 위안이 되여 정신없이 따다보니 땀이 흐른다.

 

친구는 비니루 봉투라서 끈이 꾾어졌다며 착착 넣더니 이제 가자 하면서 으찌 저것들을 두고 갈꼬 하며

주저앉는 모습이 어찌나 웃읍던지 우린 한바탕 웃음으로 아쉬움을 풀어내며 차로 나오니 영감이 없네.

그렇지 어떻게 차에 앉아 있을수가 있을꼬.

눈앞에 고사리가 살랑살랑 꼬리를 치는데......

 

 새벽에 일어나 준비되지도 않은 재료로 김밥을 싸놓고.

 영감은 둘둘 말아 썰지도 말란다. 그냥 들고 먹자고. 쉽게 하라며.그래도... 하면서 딱 한번 잘라주고.

 

 

 

 들뜬 마음으로 해가 돋는 동쪽이 을메나 감사한지.... ㅎㅎㅎ

 아직도 산에는 하얀눈이 덮혀있고.

 을메나 꿀맛이던지....

 

 

 우선 한장 찍고.

 자네도 힘든가. 그래도 우린 행복해 했었지.

 나도 힘들어 그래도 나도 행복하다뭐.

 

 파아란 하늘도 행복함을 주고 신록으로 산은 싱그러움으로 활력을 준다.

 

 펼치니 정말 많다. 흐흐흐 아~ 배불러.

 영감이 이제는 나의 전용사진사이기도 하다. 아직 실력은 없지만서도.

 

그렇게 다녀오니 허리와 다리가 얼마나 아프던지 삶아야 하지만 우선 영감은 운동겸 사우나 가고

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나와 더 억세질수도 있을수도 있을것이고 영감을 살살 꼬셔 으찌 두고 갈꼬

하던 그 밭을 내일 가자 하려면 삶아야지 하며 물을 꿇이기 시작하여 삶아내기 시작을 했다.

처음엔 내일 하지 하던 영감이 뜨거운 물을 날라주기도 하고 건져내면 널어주기도 하더니 설것이도 하고

뒷설거지를 다 해주니 으찌 안 예쁠수가. 영감영감 맥주 가져와 하며 수다와 애교로 나도 세병이나 마시고

누우니 기분이 상쾌하다 몸은 힘이 들지만.

다음날 새벽에 다시 가면서.

 물안개가 자욱히 피여나니 얼마나 멋이 있던지. 고사리가 아니여도 충분히 이른 아침을 행복하게 해준다.

 

 

 달리는 차장으로 보이는 이 멋있는 풍경을 아침이 아니면 어찌보랴.

 

 부지런한 새가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이럴땐 왜 이리 기억이 안나는지...

 

.

 영감이 정말 많아? 하여 가자했는데 없으면 만약 우리 온다음에 다른사람들이 따 갔으면 어쩌나 했는데

이리 나를 기다리고 있어 주었구나. 고마워~~

 

 자려고 눈을 감고 있으면 이 장면이 눈에 아물거린다는것이 나만의 현상은 아니였지 .엘리샤벳도 그러더라나. ㅎㅎ

 

 

 한시간반을 따고 돌아오는길. 영감이 차를 세워주며 사진 찍어야지 해 준다. 이제 블로거의 사명을

인식하나보다. 

 회사에서  가져다 놓은 이 종이가 요리 요긴하게 쓰일줄이야. 집옆에 자갈밭에 널자더니 정말 아이디어가

기막히게 좋아 널기도 쉽고 빨리 마르기도 한다. 

 

 아침에 따온것이다.

 이렇게 찍어야 굵게 보이지 하며 모델도 마다 하지 않는다.

 

알콜이 들어가면 딱 세시간만 푹자는 내몸이 3시에 깨어져 아무리 누어 있어도 잠이 안 오는데 영감도

뒤척인다. 영감, 고사리 따러 가자 응. 꼬시니 그려 내 파란백에 하나만 채우기다. 알았어 그렇게 할께.

하곤 밥도 안 먹고 6시 10분쯤 나가 가니 7시 40분쯤인데 곳곳에 차들이 세워져 있는것이 한국사람들이

고사리 따는 것이다. 흐흐흐 우리가 일등인줄 알았더니 시상에 더 부지런하네.

아~하! 이렇게 부지런하게 다니는구나.

 

그런 사람들을 우리 쓱쓱 지나쳐 찾아들어간 우리밭. 이봐이봐 많지 많지 하며 보여주니 어제는 다른곳에서

따 보지 못했던 영감도 정말 많네 하며 따기시작.

그렇게 따고 아침을 코스코에서 기름도 넣을겸 핫떡 하나로 떼우고 집에 오니 10시 좀 넘어 그때부터 고사리

널기로 들어가 널고는 또 삶아 또 널고 둘이 절뚝절뚝하면서도 신이 나는 울부부. 못 말려.

 

 

 고사리냄새와 라일락도 함께 향내기를 하고.

 이제 마지막이야 하니 또 찍어준다. 고마워요~~

 말라갈때 비벼주면 부드럽다 하여 아예 털썩 앉아 비벼주고.

                                            고루고루 헤쳐가며 널어주고

 비비면서 떠오르는 주고 싶으 ㄴ사람들이 즐거워 할 모습들도 정서가 같아 함께 해주는 영감이 있어

행복하고 이런 환경과 할수있는 여건등에 아주 감사하고 난 역시 복이 많은 여인이야 하니 절로 신이 난다.

                                      이렇게 덮어놓고 잤더니 종이위에만 이슬이 내리고.

                                아침부터 고사리와 싸우니 영감이 라면을 꿇여 이리 내오며

                                              붓는다고 빨리 먹으라고 성화다.

 

 상쾌한 아침에 밖에서 먹는 라면맛 기막히지. 더구나 냄편이 꿇여주는것이니 더. ㅋㅋㅋㅋ

 

이렇게 말리는 도중에도 짜장면도 먹으러 다녀오고 집들이 한다는 친구집에 가 저녁도 얻어먹고

일요일엔 어명을 받들고 사온 책을 주시려고 오신 아주버님내외분 손님도 치루고 다은이등이

주말에 못 왔다며 잠간 들려가고 저녁엔 관리차원으로 수정이를 보러가 스테이크를 얻어먹고 와

부지런히 걷으니 저만큼이나 된다. 아~ 아~ 뿌듯하다 . 숨차게 바쁘고 허리가 꾾어질듯 아프고

어기적어기적 걸엇지만 그런 수고와 시간이 아니면 저놈들이 어찌 내몫이 되리 하며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