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봄의 향연

jj조약돌 2009. 2. 25. 15:08

 바야흐로 만물이 기지켜를 피는 봄이라 하지 않는가.

부지런하기만 하면 자연의 풍성함과 건강식품이라하는 자연에서 자라는 것을 먹을수 잇는 이곳에

사는 나는 역시 행운아이긴 한데 부지런하지 않다는것이 아쉽다.

그러나! 나도 행운아임을 느끼게 하는 일이 일요일에 잇었다.

노는동안 두번의 나들이에서 성당에 형님이 야생( 우린 그렇게 부른다)시금치를 가지고 오셨다.

내것이 아닌 초대받은집에.

내가 누구인가? ㅋㅋㅋ 형님 어디서 캤수? 나도 좀 가르켜주구려. 졸랐다.

나도 몰라 바오로형제님하고 같이 갔었기에.

흐흐흐 그 아저씨? ( 난 나이든 분들은 모두 아저씨,아주머니다) 내가 알지. 날 귀여워해주신다는것을.

형님 아저씨께 나도 데리고 달라고 해 주세요. 그래그래.

이래서 날이 아주 화창하던 토요일에 그분이 바쁘셔서 못 가니 일요일 미사후에 가잔다. 야~호!

 저 넓은 밭에 겨우내 움을 트고 자란 겨울시금치가 있는거다.

시금치를 딸때는 사진찍을겨를이 없다가 나오면서 찍었는데 노인들은 이미 저만치 가시니 대충 찍을수밖에.

 70대 중반인 저 아주머니 내것도 하나 들고 가시는데 씩씩하시다. 다리가 아프셔서 앉으시지는 못하니

허리를 구부리고 갓을 주로 따셨다네. 난 무조건 시금치 고~고!

 아직은 이른듯하여 아주 아기시금치들이지만 과감히 칼을 들이대고 뿌리를 자르는 잔인함을 서슴치 않고.

 

와~아! 횡재다 이리 큰놈을 두고 발걸음이 떨어질수 없지. 우선 한방 누르고 과감하게 캐여

바구니가 아닌 비니루백에 집어넣고.

              

먼저 나오신 어르신들은 새참(?)을 준비하시고 계신다. 젊은 나는 카메라나 들고 다니고. ㅋㅋㅋ

 

 이왕이면 저 넓은 밭도 찍어 하시면서 모델노릇도 자청해주신다.몇년전 다은이할아버지가 감원을 당해

놀때 한동안 여자들과 시금치를 따러다녀 얼마나 많이 땄는지 저녁이면 다듬고 씻어 삶아 얼려 아들과 며느리

영세를 받을때 아이스박스에 넣어가지고 샌프란시스코까지 진출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바오로형제님께도 드렸었단다.

다른이가 가자면 안 가지만 베로니카자매님이 가자는것이니 이리 나서 주신것이라니 아무튼 나누고 난 끝이 있어 이리 호강을 한것이다.

밭에 들어가 막 시작을 하려는데 며느리가 전화하여 여기는 비가 오는데 거긴 안 와요? 한다.

뭔말이여 이리 복이 많은 여인의 행차인데 비라니 ?

해가 나고 바람이 없어 너무 좋다고 하시는 어르신들의환호가 있는디.

어머님 다음엔 저도 갈래요. 히히히 옆에서 다은이도 간다네요.

그런 이야기를 해드리니 이제 알았으니 또 와서 따가요. 해주신다.

시금치는 정해진 밭이 없다고 한다. 해마다 바꾸어 작물을 심기에 일부러 드라이브삼아 답사를 다녀야하며

저 넓은 밭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니 차가 서있는곳을 찾아다니곤 한다네.

우리처럼 가뭄에 비오듯 한번씩 나서는 사람들에겐 알수가 없고 시간도 없으니 못다니는데 요즘 마켓에서

파는 시금치는 밑둥을 잘라서 파니 삶으면 잎이 많아 맛도 없고 께름직하였기에 이해엔 시금치를 꼭 따보리라

작정을 했던터이기에 너무 감사하다.

이웃에 도사부부가 잇는데 그렇게 한번 데리고 가주십다 하여도 안 데리고 갔는데 나는 이번에 일찍 나서서 저리 어린녀석들로 대박이 났다. ㅎㅎㅎ

잘 안 가르켜준다.왜냐? 알면 뿌리를 뽑으니까. 나도 다녀왔다는 이야기 안 할거다. ㅎㅎㅎ

하면 가자 할테니까. 허지만 찾아가라면 찾아 갈려는지도 아리숭하다. 길눈도 어두운데다 넓고 넓은 들판이니그래도 한번 나서 볼꺼다. 주말에.

         

 어르신들과 다니면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아주머니는 사진은 찍어 무얼할려고 혀? 충청도이시라나.

형님이 인터넷에 올린데요.내가 만들어드린 인절미와 사과도 씻어 하나하나 비니루에 싸 가지고

하나씩 풀어 칼로 사등분을 하여 건네시는 형님은 몇년전에 유방암으로 투병을 이겨내신분이시다.

나를 잊지 못하신다 하시는 이야기중 나는 된장국을 열심히 꿇여다 드린듯 했는데 아주 기운도 없고

입맛도 잃었을때 내가 닭죽을 꿇여다 준것으로 입맛을 찾으시고 기운을 차리셨다나.

다은이할아버지편으로 호떡을 보내며 형님 귀잖게 한다며 문앞에 놓아두고 오며 전화로 알려주었었다는

이야기등은 나는 전혀 기억이 없는데 말씀을 하시며 울먹거리셔 나도 그런적이 있네 하였다.

 시상에! 따고 나와 새참준비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했더니 또 해가 반짝.

여유롭게 새참을 마치고 나니 비가 나린다. 시상에! 이리  좋을수가.

난 기쁨조역활을 해가며 데리고 가 주신 분들의 기분을 마구 띄여드리며 행복했었다.

언제 해가 났었느냐 하며 한시간여를 오는 도중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으니 어찌 기쁨조노릇을 마다 하리오.

 

 돌아오자마자 밥한술을 떠 먹고는 다듬기 시작하여 물에 담가 놓았다 씻으면 흙이 잘 떨어진다는 형님의

말씀데로 해 둔 시금치.바알간 뿌리쪽이 얼마나 예쁘던지 뿌리까지 다듬어 놓으니 너무 행복하다.

 처음엔 앉은 자리에서 서너잎만 있는것도 캤는데 아주머니가 이리로 와 여긴 크네 하여 캔것이여서 조금은 크네. 삶아 한번 물에 씻으며 집어먹으니 으메! 으찌 이리 달단 말이냐.

 아무리 힘이 들어도 한접시 무쳐놓자 하여 고추장에 무쳐 사진도 한방 찍어 증거 남기고.

  

 내 도시락,영감 도시락, 남은것은 내일 저녁반찬이다. ㅎㅎㅎ

다음날 다시 다듬어 삶고 다듬은것 조금을 들고 다은이네로 갔지. 저녁은 먹었으니 낙지볶음을 했기에

맥주를 마시고 와 나머지를 다듬고 삶으니 어느덧 11시가 되더구만.

 된장국을 꿇이고 고추장과 소금에 따로 무쳐가지고 이번엔 수정이네로 향했지.

수정이가 된장국을 잘 먹으니 조금씩 담아 얼렸다 먹이라고. 소금에 무친것을 먹어보더니 정말 맛이 있다

하는데 고추장에 무친것은 고추장이 너무 많이 들어가 실패작이 됐구먼.

그 잠간의 시간에 수정이의 모습을 찍기도 하고.

자판기도 장난감이 되는 요즘 아이들이다.

 머리도 좋다 저렇게 돌려안고서는

 성공이다! 하고 환하게 웃는 저 모습이 일요일의 느이 할미의 웃음같구나. ㅎㅎㅎ

 

 일요일 오스카시상식에 여자들만의 모임을 하고 남은것이라며 마치 친정엄마가 딸에게 싸주듯 딸아이는

에미에게 오밀조밀 싸 준다. 그래서 또 횡재를 한 봄나들이의 향연이였네.

다음주에 가면 얼마나 자랐을까? 그런데 요즘 날이 바람이 많이 불고 날이 차다.

그래도 저 녀석들은 자랄테지. 그 춥고 눈도 많이 온 겨울도 견디어 낸 모진 놈들이니.

그래서인지 정말 달고 맛이 있다. 아이들 오기를 기다리듯 이제는 시금치밭이 기다리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