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정원

설레는 기다림

jj조약돌 2014. 7. 7. 18:14

올해는 손님을 맞는 해 일듯 하다.

8월에도 9월에도,

어쩌면10월에도.

그런데 모두 설레이게 하는 만남이며 손님이다.

8월엔 만난적이 없는 블로그친구.

그래도 걱정도 되지않고 편안하다.

만난적도 없는데 어떻게.....

염려하는 분들도 있다.

허지만 소통이란것이 있다고 난 믿기에

그 믿음은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았었다.

 

 

9월엔 셋이 단짝이던 국민학교동창이 동생과 부부가 온단다.

하나 남은 친구.

또 하나의 친구는 어느덧 떠나간지 20여년이 되여가지 아마?

왜 그리 일찍 떠나갔는지....

가난했기에 상급학교 진학을 못하여 친구도 없는 우리들.

부자는 아니여도 마음은 넉넉한 친구는 변함이 없다.

옥상에서 자신이 담근 고추장을 어느땐 채 익지도 않은

된장을 손도 크게 퍼주던 친구.

그녀가 온단다.

사실 비행기표를 내가 사 부부를 오라고 하고 싶었던 차에

일본에 사는 여동생이 오겠다고 했단다.

어디를 데리고 갈까? 어떤 음식을 해줄까?

설레임에 잠이 안 온다.

 

10월에 오실 손님은 인연이 맺어진지 20년도 넘었네.

흑인친구를 데리고 설악산을 가 만난 부부.

버스를 타고 갔기에 차가 없어 버스를 타고 설악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표를 미리 사야한다는것을 몰라 놓친 버스.

표를 사려면 콘도로 들어가 사야한다기에

정류장에 친구를 남겨두고 주차장을 뛰여가다 불현듯 스친 생각!

차를 가지고 가시는 분께 부탁해보자.

택시비 드리고.

마침 차 한대가 후진을 한다.

얼른 창문을 두드리며 설악 가세요?

네.

저 좀 함께 가면 안 될까요?

그러시죠.

일행이 있는데요.

그래요 어디 있어요?

정류장에요.그런데 외국인인데요.

괜잖아요.

흑인인데요.

괜잖아요.

 

이렇게 하여 맺은 인연.

25주년 결혼 기념일에 신혼여행을 왔던곳이라며

산행을 하고 내려와 버스터미털까지 데려다 준다며 약속하고

헤여져 우린 케이블카도 못 탔다.

시간상으로 올라갔다내려오면 안된다고.

시간관념이 정확한 메어리가 그냥 구경이나 하잔다.

그래 신흥사를 돌아보고 만날 지점에서 15여분을 기다리니

나타난 두분 .어쩔줄을 몰라 하시며 벌로 동동주를 사 주신단다.

얻어먹으며 사진도 찍고 돌아가 사진 보내 드린다며 주소도

받고 민간외교를 한다며 책에 싸인까지 해 주시며

칭찬을 해 주시던 두분.

사진을 보내 드리고 다음해 부터 그때쯤이면 기념일 카드를

보내드리며 쌓은 우정.

그 우정으로 아들이 결혼 할때 주례도 서주신 아저씨.

두분의 존칭이 아저씨,아주머니라고 부르기엔 안되지만

난 존칭에 인색하고 어색하여 제안을 했었지.

두분의 직책이나 직업에서 만난것이 아니니 그저 아저씨,아주머니라

부르고 싶다고.

그러라고.

그래 아직도 그렇게 불러드리면서 죄송하지만 그만큼

폭이 넓으신 분들이시다.

얼마전 오랜만에 전화를 드리니 그렇지 않아도 연락을 하려

하셨다고.

이젠 은퇴를 하셔 시골에 계시지만 전시회는 가끔 여시는데

이번엔 시애틀에서 사는 친구가 이곳에서 열자고 햇다고,

그 친구에게 난 가서 잘곳이 있다고 하셨다나.

얼마나 고마운지.....

역시 다르신 분들이시다.

존경을 하지만 그 분들의 검소함과 겸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셔

얼마나 감사 하던지....

언젠가 아들딸 식구와 갔더니 한차로 다 못 탄다고 두번을

다니시며 태워 점심을 함께 하기도.

댁을 방문하니 아주 작은 아파트에 사시며 우리 짜장면 시켜 먹자.

아! 그때 그 감동!

그렇게 맛있는 짜장면이 있다니.

어느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보다도 맛있고 분위기가 멋있던지.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오신다하니 역시 푸근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동안 자주 이렇게 잠을 설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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